병아리님 둘이 들어오신 지 일주일이 되었다.
그러니까 태어난 지는 열흘 되었다.
그새 죽을 것을 걱정했고 또 죽지 않고 잘 클 것을 걱정했다. 한마디로
대책 없이 일주일을 보낸 셈이다.
그러면서도 밤이면 방에 불을 켜 둔 것 때문에 하루 주기를 놓치실까 지붕도 올려 주고
비 온 날이면 추울까 봐 손난로를 수건을 감싸 깔아 주기도 했다.
먹이 때문에 커피 그라인더 망가뜨리고
좁쌀을 샀는데 먹지를 않아 낭패를 당하기도 했다.
넓은 세상 구경하라고 잠시 박스 밖으로 내어 놓았다가 방바닥에 내려놓으신 변을 치우는 일도 해야 했고
운동 부족을 걱정해서 손등에 올려 놓고 고소 공포를 겪게 하기도 했다.
그걸로 신경쇠약이 생길까 봐 걱정하기도 했지만
그걸로 약간을 재미가 생기니 잔인한 조물주의 심리도 짐작할 만하더라.
그리고 달걀을 삶아 노른자를 주기도 했고
똥 치우며 야단을 치기도 했다.
애 키울 때 하던 일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기분이다.
둘은 일주일만에 희고 부드러운 날개를 달더니
오늘은 날갯짓을 하느라고 야단이다.
이제 곧 박스를 뛰어 넘어 나오려고 애를 쓸 것이고
머지 않아 성공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이것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나를 또 고민할 것이고
또 다시 아이에게
정말 언제까지 키울 것이냐를 묻게 될 것이다.
(2011.07.10)
날개 달린 이것은 무엇?
열흘 되신 병아리님,
모그류, 도류즈.
병아리님들의 이름.
둘째가 붙여준.
그런데 알고 보면 포캣몬에 나오는
두더쥐의 이름들이라고....
아.... 그렇구나.
한 손으로 카메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병아리님들의 받침을 이루어서
턱 주위에 손가락이
닿았더니
그새 눈이 감기더라는.....
그리고 끊임없이
어디론가 탈출하고픈 본능이 있어서
다시 박스 안으로 모셔 드렸음.
이 모습,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일주일 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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