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90%에까지 이르는 가공할 만한 병인이다.
만약 이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급속하게 퍼진다면 인류는 종말에 놓이게 될 수 있다......
....고 사람들은 생각하여 매스콤을 통한 공포의 확대 재생산이 이루어졌고 영화를 통해 가상적으로 확증되었으며
자본의 이동 경로에도 일정하게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인 이슈로까지 발전하였다.
하지만 정작 이 바이러스는 확산이 잘 되지 않았고 강력한 변이형들이 반복해서 등장하지만
여전치 치사율이 높은 데 비해서는 확산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동시간의 다중 우주에서
어쩌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현생 인류를 모두 멸종시키는 위력을 발휘했을지도 모른다.
확산 속도도 빠르고 치사율도 높다면 거기에는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다.
숙주의 생명을 유지시킴으로써 기생체의 생명도 보존하는 본능적 지향은 개체 차원에서 이루어지지
사회적 차원에서 이루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중간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률을 조정하려 들 것이라는 가정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는
다중 우주 중에서도 인간에게 행복한 세계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치사율과 확산률은 모두 숙주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변수인데
이 둘이 함께 가기보다 균형의 조정 지점이 있다는 게 재미있다.
이 둘은 말하자면, 이 우주에서, 혹은 우리의 경험 세계에서, 경향적 반비례 관계를 갖는 것이다.
인간은
바이러스보다 더 독한 놈이어서
이를 이용해 먹을 줄 안다.
이를테면, 컴퓨터 게임.
게임의 흥미도가 높다면, 너무 안 죽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잘 죽는 것도 아니라는 조건이 충족되었다는 뜻이다.
달리 말해 게임의 난도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흥미도는 떨어진다.
다른 변수가 고정되어 있다고 할 때, 적절한 난도에서 게임의 흥미도는 유지된다.
게임에서 흥미도가 높다면 전파력도 높을 것이다.
게임의 확산 속도는 게임이 흥미도와 비례적이게 된다.
게임에서 사용자가 쉽게 죽는 것을 치사율에 빗대어 놓으면
게임의 확산률은 바이러스의 확산률에 대응된다.
게임에서 사용자가 너무 일찍 죽으면 게임은 전세계에 팔려 나가기 전에 운이 다하게 된다.
영화에서 의미가 너무 분명하면 대박을 치지 못한다.
적절한 논쟁거리가 대박의 조건이 된다.
비싼 맛집은 빨리 소문이 나는 가운데 반복적 소비를 막는다.
역시 치사율이 높으면 확산률이 낮아진다.
이 밤에 뭔 생각인지...
(2013. 06. 17. 그러고 보니 월급날이네. 돈을 받는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으니 잉여력이 생긴 게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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