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5

공부를 위한 준비

[성찰] '죽은 빨간 병아리' 쓰기에 대해

새롭자고만 쓰는 시는 아니지만, 쓰고 나서 며칠 지나 보면 시는 어느새 먼저 태어난 것들을 많이 닮아 있다. 아마도 쓰고 나서 차츰 닮게 되는 것 같고, 어쩌면 이미 태어나기 전부터 닮아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닮지 않기를 의식한 적이 없으니 닮기를 의식한 적도 없을 터인데, 이것 참, 곤란하다. 눈에 밟히니 온전히 내것 같지도 않고 아닌 것 같지도 않다. 온전하다는 말이 무리다, 하고 위안하려고 해도 신장개업해 놓고 이웃 중국집 짜장면 흉내낸 것 같은 꺼림직한 느낌이 가셔지지 않는다. 호흡론을 제기해 놓고, 나는 과연 어떤 호흡으로 말을 꺼낸 걸까 하고 생각해 본다. 그러고 보면, 내 자연스러운 호흡이 시로 모습을 얻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표현의 강제 같은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를테면 바로 앞의 시..

시 쓰고 웃었다

[詩作] 오래된 나의 그림자

기어이 둘이 마주섰을 때 태양은 아침을 막 지났고 서글픈 둘의 과거는 기억의 들판 이곳저곳에 쓰러져 있었지 잴 것도 없이 서로가 서로를 아프게 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가 서로의 옛일을 호명하며 이별을 정당화하고 있을 때 바람이 내 가슴을 뚫고 지나갔네 그리로 햇살은 밀려들어와 그림자 안쪽의 그림자 아닌 곳에 그림자를 만들고 밝고도 어두운 당신이 거기 있었네 우울하고 우울한 내 안쪽 나 아닌 곳의 (2008.05)

misterious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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