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한 마리는 갑자기 쓰러지고는 일어서질 못했다고 한다.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자꾸 주저 앉아 버리고 온몸이 뜨거워진 상태로 그 작은 심장만 바들바들 떨었다고 한다. 곧 죽을 것만 같아 양재천에 데려다 놓아 두자는 얘기도 한편에 있었으나, 결국 동물 병원으로 가서 입원과 치료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루 뒤 병원에 들른 정숙 씨는 멀쩡해진 병아리를 보고는 다행이라고 여겨지면서도 기분이 묘했더라고 한다. 그사이 병원에서는 감염 때문인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 피 검사를 하려고 했으나 100그램도 안 되는 병아리의 핏줄을 찾을 수 없었고 그래서 검사는 못하는 대신 수액을 놓고 산소방에서 넣어 보살폈다고 한다.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이 여름에도 장마가 있어서 온도가 낮아진 때문이 아닐까 추측하..
이런 문제를 내 준 적이 있어요. 1. (화독작) 다음 글을 ‘글 전체의 짜임을 파악할 수 있다.’는 학습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수업에 활용하고자 한다. 제시된 글만으로 수업을 전개한다고 할 때, 아래 물음에 적절히 답하라. (가) 금와가 이상히 여겨 유화를 집에 두었더니 햇빛이 비쳐 몸을 피해도 쫓아가며 비추었다. 이로 해서 잉태하여 알 하나를 낳았는데, 크기가 다섯 되들이나 되었다. 왕이 버려서 개, 돼지에게 주어도 먹지 않으며, 길에 버리면 소나 말이 피해가고, 들에 버리면 새와 짐승이 덮어 주었다. 왕이 깨뜨리려 해도 깨어지지 않으니 도로 어머니에게 주었다. 어머니가 알을 싸서 따뜻한 곳에 두니, 한 아이가 껍질을 깨고 나왔다. (나)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
또 이런 질문이 있었어요. 작년 10월에 선생님께서 현대시 특강을 해주셨는데, 그 때 자료를 보면 전라도 가시내(이용악)에 대한 설명에서 서사적 구성>이야기시 : 이야기시의 특징은 이야기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함축하고 있는 것. 이렇게 되어있어요. 그렇다면 전라도 가시내는 단편 서사시로 보나요. 이야기시로 보나요? 둘 다? 이용악의 또 다른 시 오랑캐꽃은 전형적인 이야기시라고 설명을 해주셨는데, 이 시 역시 단편 서사시라고도 할 수 있는 거예요? * 결국 단편 서사시와 이야기시를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인지, 같은 개념으로 보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두산동아(현대시)의 설명을 보면 단편 서사시와 이야기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어요. 단편 서사시 단편 서사시란, 1930년대 프로시가 당대 현실에 대..
병아리님 둘이 들어오신 지 일주일이 되었다. 그러니까 태어난 지는 열흘 되었다. 그새 죽을 것을 걱정했고 또 죽지 않고 잘 클 것을 걱정했다. 한마디로 대책 없이 일주일을 보낸 셈이다. 그러면서도 밤이면 방에 불을 켜 둔 것 때문에 하루 주기를 놓치실까 지붕도 올려 주고 비 온 날이면 추울까 봐 손난로를 수건을 감싸 깔아 주기도 했다. 먹이 때문에 커피 그라인더 망가뜨리고 좁쌀을 샀는데 먹지를 않아 낭패를 당하기도 했다. 넓은 세상 구경하라고 잠시 박스 밖으로 내어 놓았다가 방바닥에 내려놓으신 변을 치우는 일도 해야 했고 운동 부족을 걱정해서 손등에 올려 놓고 고소 공포를 겪게 하기도 했다. 그걸로 신경쇠약이 생길까 봐 걱정하기도 했지만 그걸로 약간을 재미가 생기니 잔인한 조물주의 심리도 짐작할 만하더라..
짧은 생각은 정말 짧은 생각일 수도 있다. 오늘 모 대학원 박사 과정에 있는 제자 한 명이 고민을 상담해 왔다. 대화주의 작문에 대한 논문 준비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냥 간단히 내 의견을 말해 주었다. ------------------------------------------- 대화주의는 이미 박사 학위도 나오고.... 대화주의가 갖는 훌륭한 학문적 배경과 목적에도 불구하고 쓰기 행위가 갖는 (아무래도) 개인적인 과정적 성격 때문에 (쓰기 결과물이 갖는 대화적 작용과 쓰기의 대화적 성격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과연 작문의 대화주의라는 것이 진짜 대화(서로 말한다는 뜻으로 제한하는 건 아니고, 상호 이해에 도달하게 되는 의사소통)에 값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있음. 이 문제에 초점을 두고 논..
말 그대로 새의 생명을 걱정해야 할 판입니다. 유정란의 발생 과정을 관찰하는 과학 수업을 위해 달걀을 부화기 안에 넣어 두었다가 덜컥, 알이 부화해 버렸습니다. 마눌님의 이 얘기를 들은 둘째는 좋다꾸나 하면서 자기가 키우겠다고 나섰고, 부모에게는 걱정이 생겼습니다. 아프거나 죽는 모습 보는 게 무서워서 애완 동물을 키우지도 않고 애완이라는 말도 싫어했는데, 둘째가 곤충학자가 되겠다고 어릴 때부터 그렇게 나설 때에도 못 이겨 허락을 한다는 것이 기껏 개미나 장수풍뎅이나 그런 몇몇에 불과했는데, 그나마 아프거나 죽는 것에 덜 공감이 간다는 점 때문에 그런 것이었는데, 병아리라니..... 데려와서 일찍 죽어도 문제이고 자꾸자꾸 커져 버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일은 진행이 되어 버리고 둘째 아이 포..
일찍 퇴근한 마눌님이 점심을 사 준다고 하기에 꼭 일 없이 빈둥거리다가 점심 얻어 먹는, 시간 많은 남편이 되어 하고 있던 복장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왠지 언젠가 가까운 과거에 해 본 일 같기만 하다.) 6(-,.-) 역시 마눌님은 온갖 무장을 다 하고, 두 귀에 이어폰도 꼽고, 자전거로 인솔을 하신다. 나는 툴레툴레 쫓아간다. 아, 그러고 보니, 정말 주머니에 휴대폰 하나 달랑 있구나. 점심도 얻어 먹어야 하고 집에 들어올 때도 쭐레쭐레 따라 들어와야 한다. 마눌님은 마음 먹었던 식당이 저녁에야 문을 연다는 사실을 알고는 적잖이 실망하는 표정이었지만, 사실은 당황하는 눈치였다. 뭐, 동네 한 바퀴 돌면서 점심 먹을 곳 찾아 보자고 늠름하게 앞장을 섰다. 오늘 돌 거리는 도곡2동 주민센터 서쪽의 뒷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