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이라고 할 수는 없다
청국장과 된장비빔밥 먹으러 간 것이었지만
사실은 깻잎절임 때문이다
절임이라 소복히 쌓였건만
생으로는 수북한 인심이었을 것이니
대구 강연을 헛걸음한 어느 날
청주로 돌아오다가 청원 톨게이트 지나 삼거리에서
그만 반대 방향으로 꺾은 터였다
태양은 뜨겁고
촌스럽게 늘어진 주렴 틈으로는
열뜨고 게으른 바람이 살짝 들어오고
중노인이 된 식당 주인 아주머니는
부스스한 낮잠을 구석으로 치우고 일어난 기색인데
나 또한 게으른 자세로 의자를 밀어 앉아
어둑한 실내를 즐기며
보리 숭늉을 기다렸다
내가 들어온 거리에선 남겨졌던 자취들이 뜨겁다거리며
자리를 뜨고 있었다
(2011.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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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원대에 온 지 14년이 지나는 동안 문의면에는 여섯 번쯤 갔는데,
세 번이 접대용이고, 세 번이 그냥 간 것이었다.
접대용 방문은 청주 생활 시작하면서 2,3년 동안 일어난 일이고,
그냥 간 것은 알 수 없는 이끌림 때문이라고 하겠다.
어쩌면 고은 시인의 '문의 마을에 가서'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없어져 버린 마을.
그 마을이 불렀을 리는 없고, 시가 명쾌하거나 아주 감동적이어서도 아니고
-- 따지고 보면, 아직 이 시를 잘 모르겠다 --
어쩌면 이상한
* 후생식당 : 충북 청원군 문의면 미천리에 있는 식당 이름
* 원래는 사진에서처럼 플라스틱 발이 늘어져 있었으나 어감을 맞추기 위해 '주렴'으로 고쳐 넣었다.
세 번이 접대용이고, 세 번이 그냥 간 것이었다.
접대용 방문은 청주 생활 시작하면서 2,3년 동안 일어난 일이고,
그냥 간 것은 알 수 없는 이끌림 때문이라고 하겠다.
어쩌면 고은 시인의 '문의 마을에 가서'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없어져 버린 마을.
그 마을이 불렀을 리는 없고, 시가 명쾌하거나 아주 감동적이어서도 아니고
-- 따지고 보면, 아직 이 시를 잘 모르겠다 --
어쩌면 이상한
* 후생식당 : 충북 청원군 문의면 미천리에 있는 식당 이름
* 원래는 사진에서처럼 플라스틱 발이 늘어져 있었으나 어감을 맞추기 위해 '주렴'으로 고쳐 넣었다.
* 그러고 보니, 밥도 먹기 전에 고추와 깻잎 조림은 다 먹어 치운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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