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뷰티풀마인드의 후반부에서 주인공 내쉬는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하지만 내쉬는 노벨상 수상자는 당일 발표되기 전까지는 비밀에 붙여지는 것이 관례라는 점을 들어 의문을 표한다. 혹시라도 내쉬가 정신적으로 온전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확인하러 노벨상 위원회에서 사람을 보낸 것임을 직감한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아직도 헛것이 보인다고 선선히 인정한다. 단지 보이는 것을 무시하는 방법을 익혔을 뿐이라고 암호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뿐이라고, 상상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답한다. 그러자 한 교수가 내쉬가 앉은 테이블 쪽으로 다가와 자신의 만년필을 조용히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주변의 다른 교수들이 박수를 쳐 주고 (이얏, 여기서부터다!)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자신의 만년필을 내쉬..
1980년대 중반에 출시되어 단종되어 버린 Sailor사의 만년필입니다. 클립에 T자가 새겨져 있는 Trident 767. 제품명처럼 펜촉이 삼지창 모양을 취하고 있습니다. 제품 개발 무렵 볼 베어링을 갖춘 볼펜에 대해 경쟁력을 갖출 목적에서 120도로 꺾여 있는 세 개의 펜촉이 팁을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형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때문에 잉크가 쉽게 마르지 않고 360도 어느 방향으로나 쓸 수 있으며 왼손잡이도 함께 쓸 수 있고 나쁜 습관을 들인 파지 방식에도 펜촉이 상하지 않게 되는 장점을 얻게 되었습니다......만은 실제로 시필해 보니, 모든 방향으로 잘 써진다기보다는 펜촉 두 개가 맞닿은 위치를 기준으로 0, 60, 120, 180, 240, 300도에서 잘 써지고 그 사이 각에서는 필기감이 엇..
오늘은 Lamy 2000. 라미의 대표적인 만년필이지요. 강화 유리섬유(Makrolon) 재질에 EF, F, M, B 네 가지 닙의 만년필들을 가지고 있지요. 단단한 촉감이지만 부드럽게 써지는 것이 강점입니다. 잉크가 잘 마르지 않도록 닙의 상당 부분이 피더 안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중 이 녀석은 실사용. 캡의 끝 부분에 크랙이 있어서 글루 처리를 한 녀석입니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편하게 가지고 다니고 편하게 써도 부담이 없다는 것! 귀찮아서 그냥 외관만 찍어 두었습니다만, 잉크 주입 방법은 플랜저 방식이며, 불투명에 가까운 반투명 창을 통해 잉크 주입 상태가 확인이 됩니다. 오늘은 톨스토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연달아 사진만 올려 놓습니다. "근대적이며 기능적이고 인간 환경공학적 기술의 명백..
수집하고 있는 펜 중에는 앤틱이나 빈티지도 있는데요. 가진 돈으로 수집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새것을 제 돈 주고 구입해 갖추는 게 필기감이나 소유의 기쁨을 얻기에는 만족스럽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구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용된 제품(중고라는 말 대신)이더라도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희귀한 펜들을 들여다 보게 되지요. 만년필만 하더라도 19세기 후반부터 상용으로 돌아다니니까 잘 구하면 100년 전 만년필 구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저렴한 만년필 가격이면 말이지요. 호밀밭의 파수꾼과 함께 있는 이것은 무엇일까? 뭐, 제목에 밝혀 두었으니 질질 끌 필요는 없겠지요. 초기 만년필을 만든 회사들 중 하나인 Eagle Pencil Company의 Arrow라는 제품..
잠시 짬을 내서 만년필 소개를..... 오늘 만년필은 몽블랑 스타워커 100주년 기념 만년필입니다. 블랙과 플래티넘으로 되어 있는 녀석입니다. 스타워커는 플로팅 스타(Floating Star)라고 캡 상단에 별모양의 몽블랑 앰브램이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중에서도 100주년 기념 만년필은 플로팅 앰블램(Floating Montblanc emblem)이 다이아몬드로 되어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것 때문에 구하려고 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오늘은 투르니에의 '방브르디'와 함께 포즈를 잡았습니다. 카메라가 똑딱이라서.... 일단 중앙 초점을 고정시키고 카메라를 이동시켜 초점을 맞춥니다. 이렇게 하면 똑딱이로 아웃포커싱이 나와 준다는 것. 스타워커는 카트리지와 잉크 컨버터를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박스 없는 상태로 구한 파카 51 스페셜 에디션. '스페셜'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파카 51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중 소장용 한정판으로서의 스페셜한 것이 2002년에 나온 일명 '앰파이어 빌딩 문양' 버전이다. 사이언과 골드 두 개의 색상을 가지고 있고, 피스톤 필러가 아니라 컨버터 필러로 되어 있다. 할 수만 있으면 돈 안 들이고 펜을 모르다 보니, 일 년 걸린 셈이 되었다. 내 손에 들어 왔다. 상태는 excellent급은 된다. 미지근한 물로 세척을 해 주고 폴리싱은 도구가 없어서 포기, 잘 닦아 놓았다. 이럴 때 꼭 느껴지는 건데, 잘 닦아 놓으면 흠집이 생긴 것만 같다. 안 보이던 것이 보이게 된 것인지, 닦으면서 흠집이 생기는지는 잘 모르겠다. - -;; 그런 줄 알면서도 계속 닦는 이유는 ..
제목이 좀 삐딱합니다. 사기 치는 수법인 듯하여 간단히 조사해 보았습니다. 이베이의 신용 시스템이 피드백에 있다는 건 잘 알고 계시지요. 이 신용 시스템을 악용한 사기 방법입니다. 요점은 1. 단기간 내에 피드백 수를 올린다. 2. 몇 개의 아이디를 함께 이용한다. (어쩌면 여러 명이 공조하고 있을지도....) 3. 파는 물건 없이 피드백을 남기거나, 1달러 미만의 물건을 구입하고 피드백을 올린다. 4. 단기간에 많은 아이템을 올린다. 5. 아이템의 사진 출처가 각기 다르다. 사기 방식을 확인하는 건 쉽지 않더군요. 순전히 만년필 하나 매우 싸게 구할 수 있다는 기쁨 때문에 관찰하고 있다가 좀 이상해서 들여다 본 때문에 알게 되었지요. 그럼 확인해 볼까요? 팔고 있는 아이템들은 만년필들입니다. 저를 유혹..
오늘은 얼마 전 구한 빈티지 만년필의 독특한 잉크 주입 방법에 대해 소개할까 합니다. 독특하다고 하기는 했지만 글을 읽으시면서 '풋-' 하고 웃으실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먼저 만년필 소개부텀... 이 놈은 Aikin Lambert Capitol Fountain Pen이라는 만년필입니다. 카마쿠라펜 사이트에 따르면, Aikin Lambert started out as two Manhattan jewelers , James Cornelious Aikin and Henry Lambert, who joined forces to enter the gold pen business that was growing after the Civil War. In the late 1880's, Aikin Lambert f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