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중/국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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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학습자의 국어교육, 독자의 국어 교과서

(2023년 3월 25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어교육학회 제295회 전국학술대회의 기조강연으로 발표한 내용입니다.) 피와 혁은 둘 다 가죽을 뜻하는 한자이다. 피(皮)는 짐승의 가죽을 털이 있게 가공한 것을 말한다. 여우의 껍질로 목도리를 만들거나, 호랑이 가죽(虎皮)으로 옷이나 깔개를 만든 것을 이른다. 이렇게 모피(毛皮)는 짐승의 털을 그대로 살려서 가공한 제품을 말한다. 혁(革)은 소가죽 등으로 짐승의 털을 모두 뽑아 없앤 상태로 가공한 가죽제품을 혁이라고 한다. 혁대나 구두, 장갑, 가방, 가죽점퍼 등을 만드는데 염색까지 하여 짐승의 피(皮)와는 전혀 다르게 만든 제품을 혁(革)이라고 한다. 혁명(革命)에 가죽 혁 자를 쓰는 이유는 제도(制度), 경제(經濟)의 조직(組織) 따위를 급격(急激)하게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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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육론] 국어교육을 시작하는 열두 개의 질문 (6) : 국어교육은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가?

`` 1. 사회적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1.1. 언어 교육의 내용 Ⅰ ◼ 교육의 대상이 되는 언어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의사소통을 일차적 기능으로 삼는다 → 언어 교육은 사회적 언어를 대상으로 한다 ◼ 사회적 언어로서 교육의 내용이 되는 것은 의사소통 외에도 사고, 창안, 그리고 문화 향유와 계승 등이 있다 → 사회적 언어 밖의 언어인 사적 언어는 교육의 간접적 영향 내에 있지만 직접 교육되지는 않는다 1.2. 언어 교육의 내용 Ⅱ ◼ 사고의 기능은 의사소통의 기능보다 교육 제도를 넘어선 부분에서의 학습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직관과 통찰은 교육 제도가 자동적으로 부여하는 언어적 능력이 아니다. ◼ 사회적 기능에 따라 언어의 학습 시기와 성격이 달라진다 → 모어 교육은 삶의 공동체 내에서 오랜 시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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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육론] 국어교육을 시작하는 열두 개의 질문 (4) : 국어교육은 영역 특수적 교육인가, 영역 일반적 교육인가?

1.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의 ‘이지 중대’ Stephen E. Embrose의 논픽션 소설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는 2차 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부터 종전에 이를 때까지 미 육군 제101 공수사단의 506연대 소속 이지 중대(E-Company)가 겪었던 일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미니 시리즈 드라마가 미국 HBO에서 방영되어 대단한 관심과 인기를 끌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MBC와 EBS에서 방영된 바 있습니다. 지금은 넷플릭스와 왓차에서 볼 수 있다고 하네요. 흔히 '3대장'이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전쟁 드라마를 꾸준히 제작하는 HBO의 전쟁 드라마 3대장 하면 이 작품을 포함하여 '더 퍼시픽(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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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육론] 국어교육을 시작하는 열두 개의 질문 (3) : 내 기억 속에서 국어교육은 무엇인가?

1. 다들 처음부터 국어 교사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어떤 계기가 있기도 한데, 다음과 같은 몇몇 경우들이다. * 학창 시절에 좋아하는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분이 국어 선생님이셨다. 나도 그 분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 (변이형) 수업 시간에 영화 얘기며 문학 작품 얘기며 재미있게 말씀해 주시는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분 덕분에 국어 과목을 좋아하게 되었다. 나도 그 분처럼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 * 국어 과목의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성적이 많이 올라가 국어에 소질이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들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국어 교사를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 친구들과 국어 공부를 할 때 그 아이들이 잘 모르는 것을 설명해 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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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육론] 국어교육을 시작하는 열두 개의 질문 (2) : 왜 ‘국어교육학과’가 아닌가?

1. 이름에 관한 짧은 도입 '국어교육과'와 비슷한 이름의 학과 명칭을 있는 대로, 만들어서라도 적어 보자. 국어교육과, 한국어교육과, 모국어교육과, 자국어교육과, 자민족언어교육과, 독서교육과, 언어교육과 ……. 여기에 '과' 대신 '학과'를 넣어도 되니 이름의 갯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그 많은 이름 중에 '국어교육과'가 선택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의 국공사립 대학 중 사범대학에 국어교육과를 두고 있는 곳은 38개가 있다. 그 중 한국외국어대학교가 '한국어교육과'로 이름이 붙은 학과를 두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국어교육과'로 명칭을 삼고 있다. '국어교육학과'라는 명칭은 사범대학이 아니라 학과 형태로서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원의 전공 단위 정도에서 발견된다. 가톨릭관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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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육론] 국어교육을 시작하는 열두 개의 질문 (1) - 왜 국어교육과에 지원했는가?

1. 현실이 된 국어교육과 많이 달라졌는가?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 (COVID-19로 인해 더욱 크게 느껴졌을 것) 달라진 것은 여러분이 여전히 의무로서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는 사실. 공부에 힘쓰던 몇 년 동안의 시절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긴 시간을 열중해서 시험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 여전히 국어교육은 여러분 각자에게는 익숙지 않은 복장이고 게다가 무슨 용도의 복장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사실. 여러분의 한 세대 이전 선배들은 국어교육과 무관하게 달라진 현실감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제는 들어본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진 '캠퍼스의 낭만' 같은 말이 그 선배들에게는 대학 신입생의 치기어린 활극과 모험과 시도와 좌절을 설명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여러분은 당장 내일 등교하여 캠퍼스를 거닐게 되더라도 그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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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준비] 언택트 시대, 국어교육의 방법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 것인가

개요문 광야에서 국어교육을 하는 아흔아홉 가지 방법 이 발표는 코로나-19의 전지구적 유행(pandemic)과 그 이후 촉발된 중대한 사회 변화 속에서 국어교육이 새롭게 모색해야 할 방법적 변화는 무엇인지 고찰하는 것을 주제로 삼고 있다. 이를 다루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질문을 먼저 제기한다. 하나는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국어교육의 질적 변화를 가져올 만한 중대 계기가 되느냐 하는 질문,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 달라지는 것 가운데 질적인 변화에 해당하는 교육 방법을 기존의 것들과 분별할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 이 두 질문은 서로가 서로에게 귀속적이어서 잘못하면 우리로 하여금 논리의 순환론에 빠지게 할 수도 있지만, 다만 이 발표에서는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인한 변화 중 하나인 비대면 상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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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사범대생을 위한 교육학 논술: 다섯 가지 포인트로 접근하기

사범대생을 위한 교육학 논술 - 다섯 가지 포인트로 접근하기 시작은 글쓰기에 있다 가. 글쓰기는 대화이며, 대화가 아니다. (1) 글쓰기는 의사소통의 행위로서 대화적 성격을 갖는다.  대화에는 상대방이 있으며, 내가 하는 말에는 답변과 물음이 있다. “오늘 단대 맞춤형 워크숍은 교육학 논술에 관한 것이라던데……. 그거 들을 만 한 거야?”  대화로서 글쓰기는 독자가 마땅히 의문을 가질 만한 부분에서 답을 주어야 한다. 한 시간 정도의 교육학 논술로 논술문 작성 능력이 길러진다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효과성의 문제는 한 시간 동안 배울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 당신은 여기서 강연의 의의에 대해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에 대한 답변은 내가 미리 준비해 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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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교수 담화의 다섯 가지 요소 - 교수들의 수다 (2016)

교수들의 수다교수 담화의 다섯 가지 요소 최지현(국어교육과 교수) 담화 중에는 담화 참여자들의 불평등한 권력 관계가 담화의 형식을 통해 드러나고, 유지되고, 심지어 야기되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종교 담화, 경찰 담화, 법정 담화, 의료 담화 같은 것들……. 이 담화들은 고해 성사나 취조, 심문, 문진 같은 담화를 통해 담화 참여자인 신부(목사, 스님 등도)와 신자, 경찰과 피의자(증인, 심지어 피해자까지), 검사(변호사, 법관 등도)와 피고(증인, 심지어 원고까지도), 그리고 의사와 환자 간의 불평등한 권력 관계를 보여준다. 알게 모르게 그 관계를 강화한다. 어떻게? 일반적인 의사소통 관계에서와 달리, 이 관계에서는 아는 자가 묻고 모르는 자가 답을 해야 한다. 답을 하는 자는 묻는 자의 심중을 따..

misterious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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