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국사 교과서(제4차 교육과정기, 1977) 국정을 하면 사상 통제가 이루어질까? 단서. 유신 시대의 국정 교과서는 학생들의 사고를 반공주의적 틀 내에 가두는 기능을 했다. 가설. 국정화는 사상 통제를 가져온다. 독립 변수. '그들'은 억지로라도 국정화를 추진할 것이다. 상수 인간은 현재에 대해 긍정적이다. 종속 변수. 1. (우기는 놈이 이긴다.) 다투는 일은 불편한 것이기에, 변화된 현실에 대해 결국 순응한다. 2. (사람은 복잡한 것을 피한다.) 논점은 복수이지만, 하나가 풀리면 문제가 해소되는 것으로 수긍한다. 3. (이분법은 편하다.) 국정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예측되는 결과. 1. 왠만큼 고집 있지 않고는 중반 이후로 반대론자들은 필패한다. (그..
중부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90%에까지 이르는 가공할 만한 병인이다. 만약 이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급속하게 퍼진다면 인류는 종말에 놓이게 될 수 있다...... ....고 사람들은 생각하여 매스콤을 통한 공포의 확대 재생산이 이루어졌고 영화를 통해 가상적으로 확증되었으며 자본의 이동 경로에도 일정하게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인 이슈로까지 발전하였다. 하지만 정작 이 바이러스는 확산이 잘 되지 않았고 강력한 변이형들이 반복해서 등장하지만 여전치 치사율이 높은 데 비해서는 확산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동시간의 다중 우주에서 어쩌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현생 인류를 모두 멸종시키는 위력을 발휘했을지도 모른다. 확산 속도도 빠르고 치사율도 높다면 거기에는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다. ..
5년 전까지만 해도 얼리어댑터였다. 10년 전에는 얼리의 욕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구닥다리 지향이었다. 이를테면 오래된 타이프라이터와 축음기, 사진기 등등... 나이가 먹어가면서 얼리로 가는가 싶을 정도로 한 동안 신기한 스터프들에 전기, 전자 제품들이 잡동사니처럼 모였다. 그게 다 부질 없는 것마냥 좀 시들해졌다. 무엇보다 얼리를 따라가기 벅차게 되었기 때문이다. 계속 얼리어댑터로 남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하나는 같은 일도 계속 새로운 방식으로 실행할 만한 집착이나 여유가 있어야 한다. 또 하나는 이 일에 쓰일 제품들을 끊임없이 확보할 만한 돈과 정보가 있어야 한다. 집착이 안 생기고, 여유가 없어지고, 돈이 부족하고, 정보만 들고 나니, 얼리어댑터로서의 장점도 ..
그의 이름은 스페셜 에이전트 존스 아무런 태도 없고 어떤 티도 나지 않은 채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항상 사람들 속에 머물러 있는 스페셜 에이전트 존스 이게 그의 이름이다 더 잘 난 것도 없고 그다지 모자란 것도 없이 함께 살아가는 삼백예순 사람들의 평범한 이웃 스페셜 에이전트 존스 그는 자기 이름을 특별히 여긴다 자신을 스페셜 에이전트라고 불러 주는 걸 좋아하는 그는 이름 뒤에 숨어서 모사하는 그런 치들과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고 대신 닥터 치들과 프레지던트 놀란즈는 물론 피셔맨, 아이언스미스, 파머 등과도 절친하게 지내는 그는 스페셜 에이전트 존스 의심할 바 없이 이게 그의 이름이다 의심할 바 없이 나는 그의 이름을 알고 또 이웃에 사는 삼백예순의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이름을 지녔다는 것을 안다 닥터..
뭘을 아는가 뭘 모르시는군 하고 그가 말했을 때 당신은 그와의 사이에 한없이 두터워지는 격벽을 두려움을 느끼고 만다 뭘은 뭘이다 더 작은 단위로 쪼갤 수도 없고 더 자세하게 펼쳐볼 수도 없다 뭘은 진리다 왜 따져 묻는가 뭘 좀 아는 사람은 따져 말하지 않는다 뭘 아는 사람은 굳이 말하려 하지 않는다 뭘에 대해서는 그까짓것 비교할 까닭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