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학, 문학교육에 대해 답해 드려요
댓글에 질문을 남겨 두시면 시간이 될 때마다 주제글로 옮겨 답을 해 드리겠습니다. 현대시, 문학, 문학교육에 관한 궁금증이면 함께 풀어 보도록 해요. 물론 제가 답할 수 없는 것들도 많겠지요. 그것도 함께 공부하면서 함께 답을 만들어 보았으면 합니다. 아래 댓글에 글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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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에서 작은 산길 그 어디쯤에서 나는 멈추었지 나무는 높지 않았지 길은 좁아도하늘은 다 보일 듯 별들이 어둠을 밀어내고서늘한 공기는 뜨거운 가슴을 밀어올리고 있었지밀어올리고 있었지 숲은 달뜬 한 사람을 끌어당기고 있었지 산 위 더 뜨거운 기운들은 달뜬 한 사람을 어두운 하늘에서는 별들이 성큼 다가서고 별들이 지나는 길 그 어디쯤에서 나는 멈추었지밝은 눈을 뜨고, 그이는 보이지 않았지 나무는 높지 않았어도산들을 다 가릴 듯 어둠이 길을 가리고 서늘한 눈은 뜨거운 가슴을 찾아 온 산을 훑었지작은 산길을 오르고 있었지 그 사람은 산길을 걸으면서도 하늘을 보고 있었지숲은 넓어 갈 길이 먼 그 사람은 내게 묻고 있었지 너는 이 땅에서 무엇이냐고 이 높은 곳에 이르러 뜨거운 마음으로 너를 찾고 있을 때도너는 흔적..
한 번도 써 먹어 보지 못했던 이 말무릎 탁 치고 깨달았네시 따라 시인 가듯이시인 따라 시도 가네 얘기한 적 있었지행운이로세, 요절한 시인이란그는 죽어도시인에겐 영생이 요절하지 못한 시인은 살아서 심문이 잡혔다! 사진에 찍힌 저 시인시는 시인을 먹여 살리고시인은 시를 죽인다(2012.11.27) ^ 오마이뉴스 2012. 11. 27 기사 '이제 김지하의 시는.... '없습니다''(이명재)에서 따옴. ----------------------------------------아랫글은 오마이뉴스 2012. 11. 27일에 실린 이명재 님의 글 중 끝부분이다.이명재 님 덕분에 쓰게 되었다. "다 날아가 버렸다." 소리에 '눈'이 있고시에 '착상점'이 있다면,이 글에 선언이 있다. 무릎 탁 치고, 어이쿠, 태어나서..
(2011학년도 중등 임용 시험 국어과 문제에서) 내 유년 시절 바람이 문풍지를 더듬던 동지의 밤이면 어머니는 내 머리를 당신 무릎에 뉘고 무딘 칼끝으로 시퍼런 무를 깎아주시곤 하였다. 어머니 무서워요 저 울음소리, 어머니조차 무서워요. 얘야, 그것은 네 속에서 울리는 소리란다. 네가 크면 너는 이 겨울을 그리워하기 위해 더 큰 소리로 울어야 한다. 자정 지나 앞마당에 은빛 금속처럼 서리가 깔릴 때까지 어머니는 마른 손으로 종잇장 같은 내 배를 자꾸만 쓸어내렸다. 처마 밑 시래기 한줌 부스러짐으로 천천히 등을 돌리던 바람의 한숨. 사위어가는 호롱불 주위로 방안 가득 풀풀 수십 장 입김이 날리던 밤, 그 작은 소년과 어머니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 기형도, '바람의 집-겨울 판화 1' 장면에 대해 ..
쥐꼬리에 대한 경배 성선경 삶이란 쥐보다 쥐머리보다 쥐꼬리에 매달리는 것 쥐꼬리만한 희망과 쥐꼬리만한 햇살과 쥐꼬리만한 기대에 매달리는 것 우리를 움직이는 건 신(神)이 아니라 우리를 움직이는 건 오로지 쥐꼬리 뻥튀기보다 얇은 쥐꼬리 뻥튀기보다 밥맛인 쥐꼬리 그 쥐꼬리에 매달리는 것 쥐꼬리 고까이 꺼 쥐꼬리쯤이야 그래도 쥐보다 쥐머리보다 쥐꼬리에 매달리는 것 우리의 삶은 늘 저 가늘고 긴 쥐꼬리에 경배하는
어떻게 기억해냈을까 김기택 방금 딴 사과들이 가득한 상자를 들고 사과들이 데굴데굴 굴러나오는 커다란 웃음을 웃으며 그녀는 서류 뭉치를 나르고 있었다 어떻게 기억해냈을까 고층 빌딩 사무실 안에서 저 푸르면서도 발그레한 웃음의 빛깔을 어떻게 기억해냈을까 그 많은 사과들을 사과 속에 핏줄처럼 뻗어 있는 하늘과 물과 바람을 스스로 넘치고 무거워져서 떨어지는 웃음을 어떻게 기억해냈을까 사과를 나르던 발걸음을 발걸음에서 튀어오르는 공기를 공기에서 터져나오는 햇빛을 햇빛 과즙 햇빛 향기를 어떻게 기억해냈을까 지금 디딘 고층 빌딩이 땅이라는 것을 뿌리처럼 발바닥이 숨 쉬어온 흙이라는 것을 흙이 공기처럼 밀어올린 풀이라는 것을 나 몰래 엿보았네 외로운 추수꾼*의 웃음을 그녀의 내부에서 오랜 세월 홀로 자라다가 노래처럼 ..
오늘 오후 5시 30분 일제히 쥐(붉은 글씨)를 잡읍시다-벽 4, 황지우 1984년은 쥐때 해이다. 재앙의 날들이여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버텨다오. (황지우 시선집 , 창비)
국민학교 시절 노트 위에 나의 책상과 나무 위에 모래 위에 눈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내가 읽은 모든 페이지 위에 모든 백지 위에 돌과 피와 종이와 재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황금빛 조상 위에 병사들의 총칼 위에 제왕들의 왕관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밀림과 사막 위에 새 둥우리 위에 금작화 나무 위에 내 어린 시절 메아리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밤의 경이로움 위에 일상의 흰 빵 위에 결합된 계절 위에 나는 어늬 이름을 쓴다 누더기가 된 하늘의 옷자락 위에 태양이 곰팡 슬은 연못 위에 달빛이 싱싱한 호수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들판 위에 지평선 위에 새들의 날개 위에 그리고 그늘진 방앗간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새벽의 입김 위에 바다 위에 배 위에 미친 듯한 산 위에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