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자주 화 낸다
절반은 아이 때문이라 치고
절반은 이유를 알 수 없다
화를 내는 게 훈계가 될 수 없기에
그냥 화만 내고 있다
화를 낸 까닭에 화 난다
화를 내고서도
카타르시스는 오지 않는다
같은 얼굴을 하고서
억울해 하는 아이를 본다
성이 나 있고
골이 나 있다
그러니까 화가 난 게다
그냥 화만 내는 게 아니라
야단을 치고
꾸중을 한다
야단을 잔뜩 맞고
절반의 이유는 알겠다
절반은 이유가 없다
스스로 다스려지지 않는 것에
화를 내면서 다스릴 수 없는 것에
화를 내고서 곧장
야단을 맞고 나니
그제서 온다, 열패감의 카타르시스
(2008.04)
'시 쓰고 웃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쓰다] 초원의 집 1 (0) | 2008.07.17 |
---|---|
[쓰다] 초원의 집 2 (0) | 2008.07.17 |
[쓰다] 죽은 빨간 병아리 (0) | 2008.07.17 |
[쓰다] 막차가 심야로 (0) | 2008.07.17 |
[쓰다] 마찬가지 (0) | 2008.07.17 |
[쓰다] 순환 (0) | 2008.07.17 |
[쓰다] 시론 (0) | 2008.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