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시 쓰고 웃었다

[自作詩] 어느 오후의 분위기

바람은 시시각각 방향을 바꾼다지만 나에게는 언제나 같은 방향이다 바람을 마주대하기로 했을 때에는 가야 할 방향을 정해둘 까닭이 없다 다르게 부는 게 바람의 생리인 듯해도 바람은 항상 같은 방향으로 분다 바람에 묻어 있는 냄새는 산에서 내려오는 것과 골목을 훑고 나오는 것이 다르다, 길 건너는 횡단보도의 노란 페인트 줄무늬 위에서 다르고 첫 번째 골목인가 힐끗거리다가 갑자기 방향이 바뀌어 두 번째 골목으로 들어설 때도 다르다 바람이 기억에조차 없는 옛동네로 나를 인도할 때 알 수 없는 방향에서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는 다만 나는 바람에 묻은 무수한 냄새들을 따라 바람의 길을 찾는다 항상 거기 있을 것만 같은 동네로 바람이 나를 이끌리라 하지만 바람은 수시로 방향을 바꾸고 나는 그곳이 어디인지 모른다 바..

시 쓰고 웃었다

[쓰다] 도심에 부는 바람

도심에 부는 바람 불온한 기운 전혀 없는 건조한 바람 시청 앞 광장을 헤매다가 태평로 앞을 되돌아나올 땐 아무의 바람 마저 갖지 않게 된 늦은 오후의 바람 큰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계절이 바뀌는 바람에 길을 잃어 버린 바람 그 너머 국일관 앞길에 울리던 구호를 자욱히 덮어 버렸던 바람 그 너머 비 내리는 종오 거리에서 신문팔이 소년 떠밀고 지나갈 때부터 있던 바람 사라진 거리에서 버젓이 불고 있는 바람 한 사람의 잘못이 가져온 시작은 아주 작았던 어긋남 (2008.09.04)

misterious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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