었었

시 쓰고 웃었다

[쓰다] -었었-

문제란 세상으로의 투신도 아니고 졸업을 할까 말까 하는 것도 아니고 연애의 끝도 아니고 -었었-이었었다, 이렇게 지금은 쓸 수 있게 되었지만 쓸 수 없었다 -었었-은 80년대 초반까지는 완료로 배웠고 80년대 중반 이후론 낭비였으니까 완료는 과거를 중첩시키고 중첩되는 것은 축적되는 게 아니라 그저 불필요하다고 떠밀려 사라지는 것이었으니까 그러면서도 -었었- 하며 혀를 잇몸에 부딪힐 때마다 잘리고 떨어져 나가 없어지는 기억들이 안타까웠던 것이었으니까 나도 동조를 했던 거다 -었었-을 쓰지 않고 아니 -었었-을 쓰지 못하고 알고 보면 완성된 기억들이 별로 없었으니까 그렇게도 이룬 것 없이 방황하면서도 간직하고 싶은 것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괴로웠었었던 것이니까 (2011.06.23)

misterious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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