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쓰기보다 생각하기가 더 즐겁다/어쩌다 불쏘시개에 대한 상념

[일상] '써니'를 보고 '친구'를 잊었다네

전두환 때 고1로 나오니까 영화의 설정으로는 나와 같은 학년인데 차려 입은 꼴에 사복 등교를 보니 어째 3년쯤 후라야 정상. 그 시절 생각해 보니, 나는 '친구'처럼 살지는 않았고 그래 '써니'처럼 살았구나. 여 주인공들을 남 주인공들로 바꾸면 돼. 생각해 보니, 삶의 향로가 백만 개도 더 있었구나, 그때. 이런저런 선택들을 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 .......... 나미(유호정), 춘화(진희경), 장미(- -;;), 진희(홍진희), 금옥(이연경), 복희(- -;;), 수지(윤정)보담 어린 나미, 춘화, 장미, 진희가 나았다는..... 그 중 어린 진희가 가장 눈에 띄더라. 지금부터는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 검색해 보고 비로소 알게 된 사실들.... 장미 역의 고수희는 '친절한 금자씨'에서 마녀 역..

시 쓰고 웃었다

[쓰다] -었었-

문제란 세상으로의 투신도 아니고 졸업을 할까 말까 하는 것도 아니고 연애의 끝도 아니고 -었었-이었었다, 이렇게 지금은 쓸 수 있게 되었지만 쓸 수 없었다 -었었-은 80년대 초반까지는 완료로 배웠고 80년대 중반 이후론 낭비였으니까 완료는 과거를 중첩시키고 중첩되는 것은 축적되는 게 아니라 그저 불필요하다고 떠밀려 사라지는 것이었으니까 그러면서도 -었었- 하며 혀를 잇몸에 부딪힐 때마다 잘리고 떨어져 나가 없어지는 기억들이 안타까웠던 것이었으니까 나도 동조를 했던 거다 -었었-을 쓰지 않고 아니 -었었-을 쓰지 못하고 알고 보면 완성된 기억들이 별로 없었으니까 그렇게도 이룬 것 없이 방황하면서도 간직하고 싶은 것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괴로웠었었던 것이니까 (2011.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