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국사 교과서(제4차 교육과정기, 1977)
국정을 하면 사상 통제가 이루어질까?
단서. 유신 시대의 국정 교과서는 학생들의 사고를 반공주의적 틀 내에 가두는 기능을 했다.
가설. 국정화는 사상 통제를 가져온다.
독립 변수. '그들'은 억지로라도 국정화를 추진할 것이다.
상수 인간은 현재에 대해 긍정적이다.
종속 변수. 1. (우기는 놈이 이긴다.) 다투는 일은 불편한 것이기에, 변화된 현실에 대해 결국 순응한다.
2. (사람은 복잡한 것을 피한다.) 논점은 복수이지만, 하나가 풀리면 문제가 해소되는 것으로 수긍한다.
3. (이분법은 편하다.) 국정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예측되는 결과.
1. 왠만큼 고집 있지 않고는 중반 이후로 반대론자들은 필패한다.
(그런데 그들의 고집은 국정화 세력들의 고집보다 약하다. 국정화는 실익이 보이지만 반대는 잘해야 본전이다.)
2. 싸우는 걸 싫어하는 선비들은 편만 가르고 성을 낼 뿐이다. (교과서 집필은 대물림된다.)
판단. 초반에 막지 못하면 추세를 거스르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국정화가 되었다고 치고, 5년 후).
재검토 이 가설은 일반 법칙을 도출할 만한가? (역사적 맥락과 무관하게 입증될 수 있는가?)
또 다른 독립 변수.
권력을 가진 사람은 그가 누구든 간에 국정화를 원한다. (권력의 핵심 속성은 통제이다.)
또 다른 상수.
권력 교체는 정치의 일상다반사다.
또 또 다른상수들.
1. 교육 주체인 교사와 학습자의 의식구조가 달라졌다.
2. 교과서 외에 참조할 교육 자료들이 많아졌다.
3. 교실 밖의 교육적 영향력이 너무 커졌다.
4. '국정 = 보수'의 성립 조건인 장기간의 독재 체제는 국정화보다 더 힘든 과정이 될 것이다.
5. 교육 내용의 변화로 탈교과서 교육이 공적 담론이면서 주류 담론이 될 가능성이 있다.
6. 교과서의 전문성이 사라졌다.
예측되는 결과.
1. 외형적으로는 국정화가 그대로 유지된다.
2. 국정화는 이중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통제적일 수도 있고, 반자유주의적일 수도 있고...)
3. 문제가 되는 것은 교육 내용의 공인이다.
(다수의 교과서가 가지는 교육적 미덕은 하나로 단순화할 수 없는 복수의 가치들을 공존하게 하는
제도적 근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판단. 1. 국정화는 학교 밖의 교육 내용이 빈약했던 시절에 교육의 질을 일정하게 제고시키는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정책이었다. 그런 시절이 지나가 버린 것이 벌써 20년 가까이 된다.
그래서 되돌릴 수 없다고들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교육과정이 학교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혹은 이미 되어 버렸다면? 교과서가 권위(물론 내용적 권위를 말한다.)를 갖지 못하게 된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2. 국정화의 문제는 반공, 반민족적인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국정화는 모든 것에 대해 편향된 사고를 가져올 수도 있고, 아니면 합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특정한 가치를
공준 받게 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국정화는 교육의 최소 수준을 담보해 준다.
3. 국정화 시도가 정부의 힘을 빌려 이루어진다면, 대학 입시는 그 시도의 최후의, 최강의 지원군이 된다.
이 말은 국정화는 논리의 차원이 아니라 부릴 수 있는 힘의 차원에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것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필히 사단(事端)이 나게 마련이다.
정식화하면,
권력은 '주통제성' (마치 아메바의 주광성처럼)
사회는 탈교육과정 (학교 밖에 더 가치 있는 것들이 있다는 생각의 광범한 유포)
교과서 시스템은 비전문화 (교육 출판사 편집부 3-5명이 더 짜임새 있는 교과서를 만들 수도 있다. 그것을 좋은 교과서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좋은 교과서의 기준은 따로 있다. 그런데 정작 교과서 저자들은 그 기준을 말하면서 전문성을 내세우면서도 막상 편집부보다 못 만든다.)
세 가지가 합치면,
기승전대입시험
= 국정화
국정화를 막고자 한다면,
1. 교육과정을 가르치고 배울 만한 것으로 조직해야 한다. (못 견디겠다.)
2. 국정화를 반대하지 말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다원적 가치의 실현 방안에 대해 따져라.
3. 장기전이지만 지구전은 아니다. 이 전쟁은 아주 길고 긴 '두더쥐 잡기'와도 같은 것이다.
아이고... 기사 보자 마자, 인용해서 올려 놓으려고 쓰다가 여기까지 썼네.
다듬어진 생각이 아니니, 그냥 그런 의견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세요.
(2015.01.14)
사족. 2017년에 교과서에서 사단이 날 거라는..... 그런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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