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보다 생각하기가 더 즐겁다/어쩌다 불쏘시개에 대한 상념
[단상] 넌 이미 죽어 있다
어찌어찌한 일로 중학생 아이들이 보고 있던 이라는 만화책을 빼앗아 보았다. 돌려주든, 그렇지 않든, 애들이 보면 좋지 않을 폭력-그보다는 철저한 남성주의적 세계관 때문에 좋지 않다. 빼앗는 것은 명분이고, 애들 몰래 보는 것은 실리다. 이 만화에서 압권은 바로 이 대목이다. 켄시로의 대사..... "너는 이미 죽어 있다." 그렇다면 그 순간 청자는 이미 몸은 죽은 상태에서 자기의 존재에 대해 그의 존재 역사상 가장 치열한 성찰을 시작하게 된다. 성찰하는 존재는 '나'인가? 내가 죽었다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나'는 나에 대해 성찰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나'는 나였던 타자에 대해 성찰하는가? 혹은 이제는 나 아닌 타자가 되어 버린 육체에 아직 붙어 있으면서도 나도 타자도 되지 못하는 '나'에 대해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