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의 '상행'은 반어로 이루어져 있는가? 정호승의 '또 기다리는 편지'에 대한 현장 선생님의 질문에 답하는 글을 올려 놓고 시간이 좀 지났는데 그 글을 읽으신 블로거 박유주 님이 김광규의 '상행'에 대해 댓글로 질문했다. 질문 내용은, 이 시는 반어적 어조를 가지고 있는가, 이 시는 현실을 비판한 시인가이고 답변의 조건은, '김광규 시인의 배경이나 시 본문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는 배제'하라는 것이다. 반어라는 것부터가 답변의 조건에서 벗어난 정보여서 조건에 맞게 답하기가 곤란하지만 사고의 도구로서 문학적 개념들을 이 조건에서 예외로 하고 답변을 해 보기로 한다. 먼저 시를 읽어 보자. 상행(上行), 김광규 가을 연기 자욱한 저녁 들판으로 상행 열차를 타고 평택을 지나갈 때 흔들리는 차창에서 너는 ..
몇 년 전에 한 고등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메일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안산에서 고등학교 문학을 지도하고 있는 ○○○입니다. 재작년에 한양대 특강 때 교수님 강의 들었습니다. 덕분에 시를 이해하는 안목을 넓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교수님께 메일을 쓴 이유는 표현기법 중에 반어법과 역설법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싶어서입니다. 학생이 가져온 문제를 풀어주는데 반어법인지 역설법인지 명확하지가 않아서요. 다른 선생님들도 너무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정호승의 '또 기다리는 편지'의 마지막 구절인데요.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저문 ..
우스갯얘기에서 모 대학의 어느 강의 시간이었다. 문법에 대한 강의였는데, 긍정 표현과 부정 표현에 대한 내용이었다. 교수가 말하길, "대부분의 언어는 긍정과 부정의 뜻이 이어지면 부정의 뜻이 되며, 부정과 부정의 뜻이 이어지면 긍정의 뜻이 됩니다. 다만 러시아어에서는 부정과 부정의 뜻이 이어져 부정의 뜻을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긍정과 긍정의 뜻이 이어지는 경우 부정의 뜻을 갖게 되는 언어는 지구상에 없습니다." 그러자 어떤 학생이 말하길.... . . . . . "잘도 그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