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시 쓰고 웃었다

[詩作] 오래된 나의 그림자

기어이 둘이 마주섰을 때 태양은 아침을 막 지났고 서글픈 둘의 과거는 기억의 들판 이곳저곳에 쓰러져 있었지 잴 것도 없이 서로가 서로를 아프게 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가 서로의 옛일을 호명하며 이별을 정당화하고 있을 때 바람이 내 가슴을 뚫고 지나갔네 그리로 햇살은 밀려들어와 그림자 안쪽의 그림자 아닌 곳에 그림자를 만들고 밝고도 어두운 당신이 거기 있었네 우울하고 우울한 내 안쪽 나 아닌 곳의 (2008.05)

시 쓰고 웃었다

[詩作] 수상한 남자의 이상한 주머니

내 집 앞을 지나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내 앞집 남자다 매일 같이 내 집 앞을 지나면서 매일 다른 주머니를 차고 주머니에서는 매일 다른 소리가 울린다 그는 얼굴도 본 적이 없고 누군지도 모르는 그는 매일 다른 주머니를 차고 내 집 앞을 지나며 소리를 울린다 그는 수상쩍은 내 앞집 남자다 매일 달라지는 주머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물건이 들어 있다 그것은 본 적도 없고 상상하기에도 그다지 유쾌하지 않지만 그 물건은 그가 가진 전부일 게다 한때는 댕글댕글 보글보글 이런 소리가 들리다가 요즘은 왈강달강, 부스럭거리는 수상쩍은 소리를 낸다 그러면 그 남자는 조심스럽게 집 앞을 지나쳐 소리를 숨기려 하지만 수상쩍은 소리를 내는 그 주머니는 수상쩍은 내 앞집 남자의 사정을 공포라도 하듯 외려 소리를 키운..

misterious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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