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은경

공부를 위한 준비/단서들

[지하철시] 지하철시(3호선, 선릉역), '텃밭', 추은경

발견도 시로서 충분하다. 충분하다는 것은 그것으로도 시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언어 유희도 충분히 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시가 시로서 충분한 것을 뜻하는 건 아니다. 그냥 시라고 불릴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읽는 시는 시로서 충분한 것과 좋은 시 사이의 무수한 예들인 셈이다. 이를테면 아래 시. 이런 건 발견이겠지 -------- 텃밭 추은경 바람이 실어다 준 작은 민들레 홀씨 하나가 내 작은 텃밭에 내려앉아 작은 생명으로 잉태 되었네 햇살이 흔들어 주고 바람이 실어다 주고 달빛이 비춰주니 민들레 홀씨는 다시 바람을 타고 고마운 마음 전하러 어디론가 날아 가는구나 ------ 사실 나는 이런 시는 못 쓴다. 이렇게 써지지 않는다. 이러고 말다니..... 그래서? 그래서? 그러다가 못 쓴다....

misterious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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