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장의 하드웨어를 배우고 나서 이어서 3일차 기본 조립과 밸트 샌딩과 원형 샌딩, 대패질, 그리고 사포질을 거친 다음에 도장을 배우기 시작했다. 오늘은 사진이 없다. 혼자 왔기 때문이다. 목재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내는 작업은 내 수준에서는 할 수가 없어서 선생님께서 미리 기계톱으로 잘라 놓으셨다. 내 수준이라는 게, 그러니까 전동 대패와 전동 소우(대형)은 건드릴 수 없는 수준을 말한다. 제대로 다룰 줄 모르면 반드시 사고가 날 것이니 겨우 3일차의 초보가 이걸 건드리는 것조차 금기인 건 당연한 일이다. 뭐, 1, 2년 된 분들도 이 기계는 아예 넘보지 않는다. 라고 써 놓고, 사실 처음 배울 때에는 톱과 대패로 이 작업을 할 생각을 했더랬다. 뭔가 전동 기계 힘을 빌리지 않고 할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목수의 그림 신영복 나와 같이 징역살이를 한 노인 목수 한분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그 노인이 내게 무얼 설명하면서 땅바닥에 집을 그렸습니다. 그 그림에서 내가 받은 충격인 잊을 수 없습니다. 집을 그리는 순서가 판이하였기 때문입니다. 지붕부터 그리는 우리들의 순서와는 거꾸로였습니다. 먼저 주춧돌을 그린 다음 기둥․도리․들보․서까래․지붕의 순서로 그렸습니다. 그가 집을 그리는 순서는 집을 짓는 순서였습니다. 일하는 사람의 그림이었습니다. 세상에 지붕부터 지을 수 있는 집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붕부터 그려온 나의 무심함이 부끄러웠습니다. 나의 서가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낭패감이었습니다. 나는 지급도 책을 읽다가‘건축’이라는 단어를 만나면 한동안 그 노인의 얼굴을 상기합니다. (아래는 다른 부분)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