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공부를 위한 준비/작품 더 읽기

[작품읽기] 오버한 스키마 : '옆'을 '앞'으로 읽으니까

서정주, 국화 옆에서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든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국화 앞에서'가 아니라 '국화 옆에서'다. 국화를 보며 자신을 비추어보는 게 아니라 국화 옆에서 국화에 빗대어 본다는 거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나이든, 누님이든 인생에 관한 시가 아니라 국화라고 하는 존재에 관한 시인 것이다. 그래도 문학의 세계에서는, 그리고 서정시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결국에는 나에 관한 시가 될 것이다. 사실 주된..

쓰기보다 생각하기가 더 즐겁다/어쩌다 불쏘시개에 대한 상념

[단상] 넌 이미 죽어 있다

어찌어찌한 일로 중학생 아이들이 보고 있던 이라는 만화책을 빼앗아 보았다. 돌려주든, 그렇지 않든, 애들이 보면 좋지 않을 폭력-그보다는 철저한 남성주의적 세계관 때문에 좋지 않다. 빼앗는 것은 명분이고, 애들 몰래 보는 것은 실리다. 이 만화에서 압권은 바로 이 대목이다. 켄시로의 대사..... "너는 이미 죽어 있다." 그렇다면 그 순간 청자는 이미 몸은 죽은 상태에서 자기의 존재에 대해 그의 존재 역사상 가장 치열한 성찰을 시작하게 된다. 성찰하는 존재는 '나'인가? 내가 죽었다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나'는 나에 대해 성찰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나'는 나였던 타자에 대해 성찰하는가? 혹은 이제는 나 아닌 타자가 되어 버린 육체에 아직 붙어 있으면서도 나도 타자도 되지 못하는 '나'에 대해 성..

misterious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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