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답사 기록을 정리하면서 다시 언급하는 일이 있을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때가 언제냐 말이다. 항상 시간은 없고, 사진은 하드디스크의 저장 공간만 차지해 가고 있는 중이다. 해서, 일단 단편적인 것이라도 모을 수 있으면 올려둔다.
오늘 함께 찾아갈 곳은 '오미사 꿀빵'이다.
경주 황남빵이나 횡성의 안흥찐빵 같은 지역 대표성이 있는 빵이긴 한데, 빵이나 빵집 이름으로는 보통명사화가 안 되었고, 또 안 될 걸로 예상한다. 그저 통영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로 충무김밥과 더불어 유명세를 치르고 있고, 원조집은 분점도 낼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곳이라, 통영 가서 다찌집 안 가 봤으면 서운했을 것처럼, 그보담 심신에 덜 부담이 되면서 뭔가 한 건 했다는 느낌을 주는 명소인 게 '오미사 꿀빵'이다.
위치는 아래 '다음' 지도의 A부분이다.
통영에 답사를 들르면 으레 가 보게 되는 유치환 생가, 문학관, 통영 우체국, 유치환 거리 등이 지도에 보이는 통영항의 좌, 우편에 자리잡고 있고, 그 위에 중앙시장도 꽤 유명하다. 지도 오른쪽 하단의 문화회관에서 내려다 보는 통영항도 운치가 있는데, 여기서 항구를 둘러싼 식당들에서 파는 충무김밥을 점심으로 먹는 것도 재미 있는 경험이다.
어쨌든 나는 유치환 생가 들르는 답사 차량의 꽁무니에 붙어서 중앙시장까지 갔다가 되돌아서 오미사 꿀빵집을 찾아 나선 것이었다. 네비게이션이 없었지만, 찾기는 별로 어렵지 않다.
통영대교 방향으로 중앙동 큰 길에서 롯데리아를 만나면 골목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접근 완료.
골목으로 40여 미터 들어서면 좌측으로 파란색 간판이 선명하다.
나처럼 카메라 들고 베낭 매고 이곳을 찾아 나선 여행자들이 가끔 있는 듯 보여, 그 구경도 쏠쏠하기는 하다만, 우선은 꿀빵을 만들면 금방 다 나가 버려 헛걸음을 할 수 있다는 사전 정보(?)에 서둘러 가게에 들어선다.
가게 안에 들어선(정확히 말하면 '들어섰다'기보다는 그 앞에 섰다는 게 맞겠지만) 시간은 오전 10시쯤으로 아직은 그날치 꿀빵을 만들고 있는 중이고, 다섯 분의 여사님들이 각자 맡은 일에 열중하고 계셨다.
찾아온 사람들이 뭘 물어 왔는지는 몰라도 그중 한 분은 손님 접대에 통달해 있었다. 어색하게 묻는 질문에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신다. 여름 성수기(휴가철)에는 아침 9시 30분에 개점하면 2,30분에 그날치 분량이 다 나간다고..... 9월 넘어서 찾아간 터라, 조금 여유는 있는 편인데, 그래도 본점인 이곳은 일찍 마감이 되고 도남동 쪽 분점은 늦게까지 물량이 있다고... 들리는 얘기로는 그래도 본점이 맛이 더 있다던데.... 비교는 못해 보았다.
어쨌든 꿀빵의 속은 단팥 '도나스'인데, 단팥속도 잘 다져져 있고 꿀도 겉면에 듬뿍 (아, 이것이 설탕물인지, 물엿인지, 값싼 아카시꿀인지, 그럴듯한 꿀인지는 알길이 없다만...) 덮여 있다.
미안타. 한 팩(10개)에 7,000원. 세 팩을 샀다. 공양할 곳이 세 군데 있어서.....
한 팩을 먼저 열어 시식을 해 본다. 하나만..... 그런 다음, 이 놈은 통영에 와서 소미사꿀빵 얘기만 듣고 입맛만 다시고 버스 이동으로 먹어 보기는 꿈도 꾸지 못할 선배 교수님들과 조교와 임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다른 한 팩은 마눌님께, 그리고 또 다른 한 팩은 장모께...... ^^
이미 서울 올라와서 몇 개 더 먹고 사진을 찍은 터라 여섯 개밖에 사진에 나오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설정을 좀 해 봤다. 헌데 한밤중이라서 감도도 낮고, 똑딱이라서 초점 한계 있고, 나는 배고픈 중이라서 빨리 찍고 먹어 버렸다.
이렇게 달랑 끝.
'나 > 일상 허투루 지나치지 않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딸 아이 둘이 저기에 (0) | 2011.06.24 |
---|---|
[일상] 네잎클로버를 지나치기 (0) | 2011.06.19 |
[기념] 2008년 새해맞이 (0) | 2011.05.26 |
[여행] 여강의 끝에 와서, 샹그릴라 (0) | 2011.05.26 |
[출사] 포기(노량진 수산 시장) (0) | 2011.05.26 |
[일상] 오전부터 비는 내리고, 길은 물로 찼다 (0) | 2010.09.23 |
[사진] 한가위 보름달..... 직전 (0) | 2009.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