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을 모으다 보면, 변방의 이민족 같은, 아니면 이국땅의 유민 같은 정체가 살짝 의심되는 펜들을 보게 된다.
모양만 펜이고 실제는 아예 다른 기능을 하는 것들도 있고,
나중에 소개하겠지만, 펜과 다른 기능을 같이 갖춘 것들도 있다.
펜 형태의 USB 메모리, 펜 형태의 DVR, 펜 형태의 캘린더 ....
Ronson Varachem Penliter도 그중 하나이다.
펜의 기능은 그대로 갖추었고 헤드와 클립 부분이 라이터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제품(군)은 단종된 지 꽤 되는 듯하다.
이베이를 보면, Zippo에서도 펜 라이터를 만들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것은
주로 군용으로 쓰이는 Tactical Pen이다.
생긴 것이 전혀 친절하지 않은 이 펜은 주로 야전에서 군용(이라고 했지만 미국의 경우는 민수용과 군용의 경계가 모호해서...)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든 펜이다.
민간에서는 호신용 도구로 활용 가능한 펜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이베이에서 군수 물자들이 판매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므로, 주된 구입자는
취미로 수집하는 사람(1순위) > 민간 보안 경비직(2순위) > 군인(3순위) ........ >> ......... 치안 불안을 느끼는 여성(?순위)쯤이지 않겠나 짐작된다. 어디까지나 짐작이다.
펜 자체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잉크와 잉크가 잘 마르지 않으면서도 잘 써질 수 있게 하는 피드가 갖추어져야 할 듯. 잉크 흐름이 좋아서 그런지, 구입했을 때 볼 커버가 붙어 있었다.
필기감에 대한 호오가 사람마다 각각 다른데, 나로서는 무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펜 역시 그닥 좋은 필기감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왠지 이 펜의 용도는 시각적 만족감을 주는 데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메카닉한 외형은 실제 기능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서도.....
이것이나
이것이나 아니면
이것이나 모양은 제각기이지만
다 텍티컬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시각적 위협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립감도 장갑을 끼지 않는다면 .... 나쁘다. 클립 부분이 자꾸 손가락에 자극을 준다.
위에서 보았겠지만, 다른 펜들은 펜촉 부분으로 가격!
이 펜은 이 부분이 좀 뭉글해서
오히려 캡 부분으로 쿡!
인가....
아무튼 시각적 만족감은 상대방에게는 시각적 위협이 될 수도 있을테니까.
글을 끝내려 했는데,
두 제품이 더 눈에 들어왔다.
무조건 갖고 싶다.
이건 호신용으로도 못 쓰겠다.
그런데 이상하게 끌리네....
만약 진짜 호신용으로 쓰고 싶다면
이런 걸 써야지.
하지만 남들은 공격용으로 안다는 게 함정.
(2013.01.24. 연말정산 끝낸 기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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