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봐도 메이커는 모르겠습니다. 레버 필러 방식의 클립형 만년필입니다. 재질은 빗살무늬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검은색의 하드 러버입니다. 브랜드를 알 수 없이 다만 배럴에 ‘CIGARETTES HOLLYWOOD’라고 음각이 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음각된 배럴의 위치는 다른 상업적 광고를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는 점입니다. 우연히, 하지만 아주 어렵게 찾아낸 같은 제품의 정보에서는 ‘Ty-Phoo Tea’를 판촉하는 제품명이 적혀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홍보 판촉용 만년필인 셈인데, 그 글에도 적혀 있듯이 기본적으로는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펜촉에는 ‘WARRANTED 14Ct 1st QUALITY’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이 제품은 6년 전쯤 ebay에서 벌크로 산 만년필들 중 하나입니다. Sac이 경화되어 다 부서진 상태인데다가 그립 부분이 배럴에서 떨어지지 않아 고치는 건 포기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사실은 시간을 내기가 곤란해서 시도도 안 했던 것이었지요.
연구년을 맞았으니 게으른 중에 이 펜 한번 고쳐 보자고 마음을 먹고 예전에 사 두었던 도구들 찾아 수리 시작했습니다.
먼저 그립을 탈거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경화되어 산산조각 나 있는 것은 Sac만이 아닙니다.섹션(그립 끝 부분, 카트리지나 컨버터 등과 연결되는 부위)도 부서져 있습니다. 이러면 낭패인데…. 생각하다가 다 쓴 카트리지 끝 부분을 잘라서 그립 끝 부분에 붙여 보았습니다. 일반 접착제로 PE나 PP, 고무 등은 거의 붙지 않는다는 사실, 다들 아시지요? 전용 접착제를 사 둘 만한 것 같기는 하나, 작업을 시작했으니 중단하면 안 되겠지요. 일단 목공용 풀로 작업하기로 합니다. (이번 작업은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가지고 있던 섹들 중에서 크기가 맞는 것을 찾아 끼워 넣습니다. (이 섹들도 사 둔 지 7,8년이 되니 마찬가지로 일부는 딱딱해져 버렸습니다.)
그런 후에 클립과 레버의 녹을 제거하고, 배럴 안쪽의 섹을 누르고 풀어 잉크를 빨아들이게 하는 금속 스틱(레버에 연결된)을 빼 내어 마찬가지로 녹을 제거했습니다. 이 스틱을 다시 연결하려면 섹을 함께 넣어 레버에 붙여 넣는 게 좋습니다.
이제 조심스럽게 그립과 배럴을 결합하고 잉크를 주입해 봅니다. 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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