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문풍월(諺文風月)이란, 한글과 한자를 섞어서 오언, 칠언의 한시체에 끼워 맞춘 것을 말한다. 예컨대 “菊秀寒槎發(국수한사발)”은 뜻으로 파악하면 “국화는 빼어난 찬 그릇에 핀다”는 의미가 된다.
김삿갓의 희작시는 민간에서의 한자 사용기법에서 파생된 것이다. 이를테면 점잖은 사대부들에 대한 독설을 시격(詩格)으로 승화시켰다는 얘기다.
그의 시들이 엄숙한 사대부에게 비판을 받은 반면 궁벽한 촌구석 농민이나 서당 아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것은 이렇듯 세태를 꼬집는 풍자적 내용과 함께 양반의 문자인 한자를 파격적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이었다.
미상불, 김삿갓의 시라고 전해지는 작품 가운데 희작적 성격을 가진 많은 작품들이 비속한 욕설이나 조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육담의 욕지거리는 야한 것이 아니라 뒤틀린 세상 그 너머에 메시지를 보내는 데 있다. 육두문자, 속어, 욕지거리 등은 시의 분위기를 파국으로 몰고 가되, 이면에 감춰진 전언은 속시원한 통쾌함이다.
김삿갓의 시편들 중에서 육두문자, 속어, 욕지거리 등으로 꾸며진 걸쭉한 시 몇 편을 엄선하여 소개해본다.(사정상 ×로 표기한 부분은 각자 알아서 해석하시기 바란다)
1 書堂乃早知 서당은 내조지인데 房中皆尊物 방중은 개존물이라 生徒諸未十 생도는 제미십이요 先生來不謁 선생은 내불알이라
서당은 내가 이에 일찍이 알았는데 방안에는 잘난척 하는 놈들만 있더라 생도는 모두 열 명도 안되는데 선생은 와서 뵙지도 않는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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