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많은 노래들 중에 한 자리 차지하는 복음성가, 내게 귀를 울리고 이내 마음을 울리는 복된 소리여야 해서 그걸 다시 노래로 엄숙하게 예배의 의식으로 부르는 게 이상해 보이는 복음성가, 복음이 마음으로부터 울려나와 곡조를 갖게 된 것이 아니라 자기암시를 강하게 걸어 간절하게 염원하며 불렀어야 했으니 어울리지 않는 복음성가, 그중에 그다지 평화롭지도 않으면서 간신히 흐르는 물길 같은 평온이라도 찾으려 불렀던 이 노래, 복음성가였던 것일까, 'We shall overcome'보다 더 긴장되고 맹목이었던 이 노래, 부흥회 분위기와 어울렸던 이 노래, 대학에 들어가면서 더 이상 부르지 않게 된 이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이 가져다 준 평화, 강 같은 평화 넘치네.
(20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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