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느리게 반응하는데
마음은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다
느릿느릿하게
느림을 연기하면서
느린 반응을 핑계대지만
느리게
느릿느릿함을 연기하면서도
마음은 조바심에 쪼그라들고 있다
어찌해야 하나 그이의 말에
한마디 대답으로 온 세상이 달라질 것을
(2021.03)
※ 수시로 현실과 꿈(무의식) 사이를 넘나들며 인셉션 작업을 수행하던 주인고 코브는 아내 멜이 현실과 꿈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며 심한 우울증에 빠지자 꿈 속에 그녀를 보호할 림보, 즉 무의식이 무한히 겹쳐진 공간을 구축한다. 이 세계 속에서 멜은 현실로 돌아오는 것을 거부한다. 나아가 실제 현실을 무의식 속이라고 생각하면서 여기서 탈출하기 위해(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데 이로 인해 실제로 죽음을 맞게 된다. 아래의 해변 장면은 코브가 멜의 기억을 붙잡아두기 위해 구축한 림보의 공간이다. 림보에 빠지는 사람은 아무것도 없는 해변에서 정신을 차리게 된다고 한다. 웅장한 해안 도시는 코브 역시 림보 속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이 공간을 구축해 왔음을 시사한다. 그러니까 코브는 멜의 기억을 붙잡아 두고 싶어서 이 도시를 만든 것이고 코브 자신이 림보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코브는 (유일하게?) 림보에서 벗어난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것이 인셉션의 중첩된 서사-코브 일당이 무의식의 무의식의 무의식으로 들어가는 작전을 수행하는-가 만들어진 기반이 된다.) 그런데 코브가 멜을 잊지 못하고 림보로 돌아갔을 때 해안 도시가 붕괴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붕괴는 멜의 무의식이 붕괴하는 것이고 실제로는 코브의 무의식에서 멜의 기억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인셉션'의 림보 장면을 인용한 까닭은 시간의 상대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사진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 '인셉션'은 무의식에서 뇌 활동이 빨라지기에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시간이 상대성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지. 마음의 시간은 현실의 시간보다 느리고 마음의 시간은 현실의 시간보다 빠르다. 풀이하면, 심리적인 시간은 그것의 체감에 비해서는 실제로는 느린 것이고, 실제의 시간에서 심리적 시간은 매우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체감된다. 물론 그 역도 성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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