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지만, 이렇게 해야 한다.
부산해지는 것.
그래서 다섯 달이나 지난 사진들을 꺼낸다.
...................................................
교과서 끝내자마자 1월 19일에 출발했다.
가족들에게 보상하겠다는 약속을 이렇게 지킨다.
여러 해 마일리지를 쌓아
드디어 마일리지만으로 간다.
하지만 권장하는 방법은 아니다..... - -;;
항공 마일리지 쌓이면 승급을 해 보길 권한다. 그게 한결 낫다.
난, 뭐, 돈이 없어서...(라면서 카드는 한참 긁어댔다. 그래서)
마일리지로 여행 간다.
첫째가 없다.
첫째를 두고 간다.
첫째는 공부를 한다.
첫째가 고등학생이라는 뜻이다.
그러면 대개 가족은 여행을 가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간다. 첫째 빼고!
첫째는 작년에 인도에도 갔고, 금년엔 중국에도 갔다.
흥-
둘째는 씩씩한 아이다.
첫째는 날 닮아서 언어적 감수성이 있다고 했는데,
그리고 둘째는 엄마를 닮아서 과학에 소질이 있다고 했는데,
이 녀석이 국어를 더 잘한댄다.... 그렇담?
첫째 때는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내 정신의 반을 쏟았고,
기대는 만빵, 조바심은 바들바들, 의혹은 불쑥.
그런데 둘째는 무사태평이다. 아내와 남편이 그러고 있다.
어느새 첫째가 훌쩍 커 버려서 때를 놓쳐 버렸기에
둘째는 징그러워지기 전에 실행을 해 버리기로 했다.
그게 자기 전 8초간 안아 주기.
지금껏 그러고 있는데, 그게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하긴 자기 언니와 엄마 아빠가 전화하고 얘기하는 걸 들으면
생존 본능이 마구마구 생기고 있을테니
바들바들하며 어디 수습해 둘 일 없나 살펴보고 있는 녀석을
위무해 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아무튼 첫째가 혹시 이 글을 읽는다면,
미안해, 민지야.
네가 느끼는 아쉬움을 아빠도 느꼈단다.
첫째의 시행착오.
'엄마'라는 말을 알아듣는 위대한 시행착오처럼,
하지만 그걸로 얻는 것도 있단다.
넌 내 동지야.
잠은 안 오고
여행은 언제나 새벽에 시작해서 밤이 되어야 첫 기착지에 도착하는
아쉬움이 있고
파리 가는 하늘길에는 와인이 제공되고 있길래
드라이한 레드 와인과 너트를 연방 달라고 외치며
때로는 비굴하게 웃어 보이며
여러(!) 잔 마신다.
하늘은 어딜 가나 그 하늘이지만,
하늘 위에서의 상상은 매번 다르다.
이번엔 저 성에를 보면서
창문 금 가는 상상을 했다.
그러면 내게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아는 사람은 알겠고,
나중에라도 알려드리리라.
나는 희한한 것들도 모으고 있다.
평소에는 절대 쓸 일이 없어 보이는 것들,
그런데 평생 평소 때처럼 살아갈 것 같기도 하다는....
드디어 파리 도착!
다섯 시가 안 되었는데 벌써 어두워지려고 한다.입국 수속을 마치고 잠시 기다린다.
파리 시내까지 라이드를 부탁해 두었다.
그러니 기다리는 수밖에.
둘째 정윤은 무료와 호기심과 슬슬 생기는 허기까지 보태
자판기 과자들에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라이드를 맡은 기사분은
돌아올 때 들은 얘기지만, 유학 와서 결혼하고 취직하고 아이 낳고
지금은 신학 공부하고 있는 중이란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약 25km 정도 떨어졌고, 시간은 한 시간 좀 넘게 걸리는 길인데
가족 세 명이 60유로를 지불했다.
팁이 따로 없으니까 비용은 다른 방식을 선택했을 때보다 많다고 할 수 없다.
어쨌든 정보도 얻고 편하게 숙소까지 이동했다.
어두워진 길에는 대형 간판들이 간간히 불빛을 밝히고 있다.
그게 다 한국과 일본의 기업 광고들이다.
뭐, 그렇다는 거지.
길은 외줄기
아니라 여러 루트가 있는 법이어서,
원래는
아래처럼 갈 예정이었지만,
저녁 무렵이면 교통 문제가 심각한 데다가 파업이 진행 중이라서
외곽 순환 도로를 돌다가 샤를르 드골 광장을 빙 돌고 빅토르 위고 가를 돌아 목적지 도착.
어디가 숙소라구?
바로 여기
임대업을 하는 안주인은 사실은 집주인은 아니다.
소유는 다른 한국인이 하고, 대행해서 임대를 해 주는 가보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부터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갓난 아기도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칭얼대면서.
개선문까지 걸어서 5분.
상젤리제 따라 콩코르드까지 40분 정도 걸으면 도착.
위치는 참으로 좋다.
입구는 이렇게 생겼고
본격적인 숙소 장면이다.
얘기 안 했던가? (물론 안 했지.) 아파트를 빌렸다.
방 하나에 화장실 하나, 욕실(세탁기 있음) 하나, 식당(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은 공간) 하나 등등이다.
말 나왔으니 상호도 소개하지, 뭐.
아이러브프랑스(http://ilovefrance.co.kr) (아이러브파리민박과 같은 곳이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 숙소는 민박형 숙소가 레지던스 아파트와 호텔 중심이다.)
개선문 옆의 사이공점이다. 궁금하신 분은 위 사이트로 들어가 보시라.
방은 넓지 않다. 원래 2인실인데, 소파 베드 펼쳐서 정윤이가 자게 되었다.
뭐, 비지니스 호텔의 소파 베드 쓰는 것보담 크고 편하다.
부엌은 말도 안 되게 좁지만, 냉장고도 들어가 있고 대충 있는 대로 다 있다.
영화에서 보던 프랑스 식 레지던스 호텔 그대로다. 파티션이 좀 더 작게 잘게 쪼개져 있단 점만 빼면....
그래도 좋은 점은 창문을 통해 시야가 개방된다는 것이다.
방에는 40인치짜리 IP TV가 설치되어 있고 당연히 프랑스어로 방송이 된다 - -;;
한때 프랑스어를 배우긴 했더랬지만, 그게 모두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나에게는 날씨 정보가 가장 유용하다.
참, 네트워크 사용이 가능하다.
이제 제약이 없어졌다능.
정윤에게는 방송에서 나오는 언어가 어떤 것이냐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그게 애니메이션이 되어 주기만 한다면.
하긴 안 되어도 상관 없다.
게임기가 있으니까.
화장실과 전실은 숭하지 않게 꾸며져 있다.
미색 칠을 한 벽이 집을 좁지 않게 느끼게 한다.
그래서 아쉬운 첫째를 뺀
나머지 가족은
첫째 날 밤을 보낼 준비를 한다. 자정을 넘겼는데,
준비를 한다. TV를 열심히, 뭔지도 모르면서 보면서
잘 준비를 한다. 언제 잘지는 모른다.
계속 본다.
이제 잠만 자면 된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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