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2003년 11월 23일에 리테두넷(litedu.net)에 올렸던 글로 플랫폼 변경으로 인해 이곳으로 옮기면서 제목을 수정했습니다.
첨부 사진은 웨스트 밴쿠버(보통 밴쿠버 시라고 합니다.)에 있는 Queen Mary Elementaryt School의 Grade 4 문학 관련 수업의 첫 학기 교수 계획입니다. 학급의 담임교사인 Ms. Nordman이 작성하여 배포한 자료입니다.
이 문서를 보면 한국식의 교과서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사회주의적인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극성한 자본주의 국가 옆에 붙어 있는 이 자본주의 국가는 교과서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교과서 비용에 반영하기 때문에 개인이 구입하기에는 너무 비쌉니다.) 그 대신 아동을 위한 소설 한 권이 한 학기 교과서로 선정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 'Bridge to Terabithia'는 학급 담임인 교사가 직접 선정한 것입니다. (다른 학급 다른 학년의 다른 교사는 다른 책을 선정했습니다.) 나는 그녀가 어떤 근거에서 이 소설을 선택했는지 궁금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이 소설은 전미 교사 협회에서 선정한 100대 아동용 추천 도서에 포함되어 있더군요. 당연히 이 추천 도서 목록의 선정과 배포와 활용에 관한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차례 추천 도서 목록을 만들려고 노력했었지요. 내 생각에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전국의 교사들이 직접 추천하는 교황제 방식의 추천 도서 목록--물론 전제 조건이 있지요. 교사 자신이 직접 읽고 감상할 것, 교사 자신의 감상과 평가를 담을 것, 자신의 학급 학생들에게 주는 추천서 형식을 취할 것, 권위 있는 교원 단체 혹은 학회에서 대행하여 정리하고 목록화할 것 등등--이 필요하겠더군요. 어쨌든....)
교실에서 적실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잘 선정된, 권위 있는 추천 도서 목록은 교사가 대용 교과서를 선택하는 데 유력한 지원군이 됩니다.
또한 나는 다음과 같은 것들도 궁금했는데요. 자, 그녀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 혹은 이를 위한 학기별 교수 설계를 어떻게 할까?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그녀는 'Bridge to Terabithia'를 문학 수업의 장면으로 끌어 오면서, 내가 아직 모르고 있던, 혹은 이미 알고 있기는 했지만 중학교 이상에서나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수업 전략과 독해/독해 지도 방식을 동원했습니다. (1부 끝)
참조 :
위 글의 이해와 관련하여 제가 보고 듣고 읽은 배경 지식을 아래에 적어 둡니다.
- 웨스트 밴쿠버는 브리티시 컬럼비아(British Columbia)주의 수도인 밴쿠버 광역시(Great Vancouver)에서 학력 수준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Secondary School의 경우, 학교 평가에서 사립이나 공립 모두 상위 랭크되어 있고, 공립과 사립 모두를 포함하여 1위인 학교와 공립 중 1~5위인 학교가 모두 이곳에 있습니다. 물론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와서 한두 달 살다 보면 그 이유를 대충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어쨌든 이런 점에서 보면 여기도 서울처럼 강남 학군 증후군이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대학 입시 제도의 차이가 있으니, 직접 대응시키기는 어렵겠습니다. 하여튼 공부를 많이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곳의 Grade 4는 일반적으로는 한국의 초등학교 3학년에 대응됩니다. 9월 학기부터 학년이 시작되기 때문이지요. 학년의 학기는 모두 3개 학기로 구성됩니다. 9월에서 12월까지, 1월에서 3월까지, 그리고 4월에서 6월까지로 되어 있고, 약 두 달 간의 여름 방학이 있습니다.
- 또 한 가지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여기서는 교과서는 있지만 대략 5학년부터 사용되고, 그 이전 학년에서는 따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교과서는 자유 발행제로 대개 교사 개인이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교사에게는 자세한 커리큘럼이 제공됩니다. 이 커리큘럼은 우리나라의 교육과정해설보다 상세한 편입니다. (교과서는 학생 개인이 사기에 지나치게 고가입니다. 대개 교과서 본책은 미달러 기준으로 80불에서 120불 정도입니다. 여기에 Student Book, Work Book, Experience 등등이 별도 판매되는데요--심지어는 정답지까지 별도 판매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사기 어렵겠습디다. 미국에서는 이 때문에 지역 커뮤니티의 교육 위원회에서 교과서를 선정한 다음 일괄 구매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하지요. 캐나다에서도 그러한지는 아직 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교과서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5학년부터는 교과서 물려주기를 통해 이를 해소합니다. 학생들은 교과서에 기록을 남기지 않기를 요구받습니다.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당연히 교사의 자율성은 강화되어 있습니다만, 교사의 업무량은 매우 높습니다. 교사가 각 교과별로 교과서의 선정과 운용 전반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수업에서의 송환(feedback)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두 그러함), 대충 넘길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한국의 교사들이 힘들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상대적으로 보면 이곳 교사들보다는 좀더 여유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뭐, 하나마나한 얘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만, 결국 교사로서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에 달려 있겠지요. 다만 이곳은 교사에게 권한이 많이 주어지는 만큼 그 권한에 따르는 책임이 무거울 수밖에 없겠지요.)
- 여기 교사들에게 다행스러운 것은 교사들의 수업을 위해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리소스들이 개발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교과서와 함께 개발된 리소스의 종류도 보통 여나믄은 됩니다. 제한된 정보만 가지고 있습니다만, 제가 본 바로는 교사들이 보통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그러니, 수업에 동원할 수 있는 교육 자료들이 더욱 많을 것입니다. 이곳에 와서 그 리소스들을 하나씩 확인해 가는데요. 인터넷에서만도 엄청나게 많은--게다가 짐작하지 못했던-- 자료들이 축적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은 대개 웹상의 링크 사이트 리스트로 제공되고 있습니다.(우리나라에서와는 다른 양상입니다. 나중에 이것 가지고 글 하나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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