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는 딸아이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어렸을 때 동생과 의자와 의자 위에 이불을 덮어두고 무슨 탐험이니 무슨 기지 놀이니 하며 놀았던 게 생각났다. 그건 '소년소녀 세계명작전집'을 읽으며 불붙은 내 상상력의 거의 유일한 실현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문득 딸아이에게서 비슷한 모습을 발견한다. 너는 집과 학교와 학원 사이 어디쯤에 묶여 있었던 게로구나. 너를 봉인에서 풀어줄 수 있는 이것이었구나.
장착도구 : Zara에서 내가 맘에 들어 사 준 귀덮개모자, 눈 피로 때문에 약국에서 구입했던 냉팩 안대, 캐나다 살 때 할로윈 데이 준비를 위해 파티용품 점에서 구입했던 해적 코스튬 중 안대. ...... 둘째 아이는 첫째보다 더 엉뚱하다. 그리고 창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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