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Neuman : But what if that were to change? What if, for instance, the world were to get slightly warmer?
Well, now there is reason to evolve. One gene mutates and an ascomycete, candida, ergot, cordyceps,
aspergillus, any one of them could become capable of burrowing into our brains and taking control
not of millions of us, but bullions of us.
Billions of puppets with poisoned minds permanently fixed on one unifying goal:
to spread the infection to every last human alive by any means necessary.
And there are no treatments for this. No preventatives, no cures.
They don't exist. It's not even possible to make them.
Host : So, if that happens?
Dr. Neuman : We lose.
- Dr. Neuman의 대사, "When you're lost in the darkness" (from "The Last of Us" Season 1, Episode 1, 2023)
하지만 그것이 바뀐다면(이유가 생긴다면)? 뭐, 예를 들어...... 지구가 따뜻해진다면요?
그럼 진화를 할 이유가 있는 거죠. 한 변종 유전자가 생기면 자낭균, 칸디다, 맥각병, 동충하초, 아스페르길루스, 뭐든지 우리 뇌로 들어와 우리를 지배할 수 있어요. 수백만이 아니라 수십억 명을요.
정신이 지배된 수십억 개의 인형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움직이죠. 살아 있는 모든 인류를 어떻게든 감염시키는 겁니다.
이건 치료할 수도 없어요. 예방책도, 치료제도 없죠. 존재하지 않아요. 만들 수도 없죠.
그렇게 되면요?
우린 패배하는 겁니다.
- Dr. Neuman의 대사, "When you're lost in the darkness" (from "The Last of Us" Season 1, Episode 1, 2023)
인용 구문을 얻게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깊이 각인되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 드라마의 내용 전개야 이미 알고 있거나 짐작되는 바이지만, 원작 게임에도 없던 전문가 대담을 드라마의 첫 장면으로 보여주면서 서사의 핍진성이 일거에 확보되었다. 그 중에서도 핵심적인 부분이 노이만 박사의 화제 전환용 발화.
노이만 박사는 곰팡이가 인류의 최대 위협이 될 것이라는 자신의 의견에 대한 숀하이스 박사의 반박에 다시 답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맞습니다. 균류는 만약 숙주의 내부 온도가 35도 이상이면 살아남지 못해요. 그리고 현재로선 균류가 그걸 극복하기 위해 진화를 택할 이유도 없고요."
이 '이유 없음'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모든 존재하지 않는 것에 존재한다. 반면에 '이유 있음'으로 인해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존재성이 설명되는 것이다. 이 명확한 이분법은 우리의 일상을 예측 가능하며 평온하게 만든다. 좀비물이 아무리 무서워도 공포스럽지 않은 까닭은 이 '이유 없음'에 기반한다.
그런데 드라마의 이 첫 부분은 '이유 없음'이 '이유 있음'으로 전환되는 그럴 듯한 설명(기후 변화->곰팡이의 적응 필요성->진화->인간의 숙주화 가능성 발생)을 밑자락 깔듯 해 놓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공포는 현실감을 갖게 된다. 물론 이 인과 과정이 지나치게 선명하고 단선적인 까닭에, 우리가 현실에서 공포를 느껴야 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아무튼 이러한 화제 전환을 이끌어내는 노이만 박사의 저 발언은 기록해 두고 인용할 만하다.
"하지만 이유가 생긴다면?"
드라마에서의 맥락과는 다르지만, 그 나름대로 삶에 대한 태세 전환의 긍정적 발상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
PS. 글 쓴 김에....
사라가 듣고 있는 영어 수업 부분을 보다 보니, 교사가 다음 말은 드라마 전체를 엮는 설계도로 사용되었다.
"Always subject and predicate. Verb and noun. Okay, the sentence is, "Where are you going?" Subject is you. You.... are going. Predicate. Where, adverb. You see it? Okay. Have some nods, shaking of heads. I swear you will use this
later in life. Believe me, that's why you're here. Okay? So... Yes, you need to know this! Yes, it's on your test next week! Homework is due end of class 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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