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2006년 7월 3일에 리테두넷(litedu.net)에 썼던 것입니다. 플랫폼 변경으로 이곳으로 옮겨 둡니다.
지난 5월에는 저의 제자들이 교육실습을 다녀왔습니다.
교육실습이라는 제도가 교사가 되기 위한 사범대학생(과 교직과정 이수 중인 예비교사들)이 교육 현장의 실제 교육 상황을 이해하고, 배운 바 교육 이론들을 적용해 보며,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실무적으로 익히는 교육과정으로서 의미가 있기에, 저도 몇 가지 부가적인 과제들을 내 주었더랬습니다.
그 중 하나가 '문학교사는 존재하는가?' 하는 과제였습니다.
문학교사는 존재할까요?
이 질문을 제가 왜 던졌을까요?
우리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칩니다. '문학적인 것'을 가르치는 것인지, '문학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인지, 혹은 '문학 행위'를 가리키는 것인지 분명치 않습니다만, 하여튼 문학을 가르친다고 말을 합니다. 그렇다면 자격을 갖추고 약을 조제, 판매하는 사람을 약사라고 하듯이, 자격을 갖추고 문학을 가르치는 교사를 문학교사라고 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 아니겠습니까? 설마 사회과 교사라도 문학 작품을 가르치면 문학교사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문학교사라는 이름이 독립적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은 교사라는 이름에 붙어 있는 전문성 개념 때문입니다. 문학교사는 문학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교사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전문성은 무엇입니까? 제가 이해하는 바로는 교사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전문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첫째는, 가르친다는 것의 의미에서 '교육'이라는 행위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문성의 측면에서는 인성 발달이나 가치 인식이나 인간 관계 형성 등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능, 품성을 갖추기를 요구받습니다. 둘째는, 교사가 교육 기관의 직무 수행자라는 의미에서 직무 전문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교장이나 교감 등의 행정 관리/보좌나 학사, 교무, 서무 행정 등에서의 전문성은 교육 전문직을 별도로 운영하게 하고 있기도 합니다. 셋째는, 교사는 교육 행위의 대부분을 교과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서 참여한다는 의미에서 교과 전문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이 세 가지 전문성의 측면 중에서 두 번째의 전문성은 현실적으로나 이상적으로 대부분의 교사에게는 요구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교사가 맡는 직무는 (수업계처럼 대개 수학과 교사가 맡는 경우에조차) 전문적인 것이 아닙니다. (공립학교에서) 교사 전출입이 발생하면 경험이 없던 교사가 다른 교사의 직무를 인계 받아 담당하게 되는 것이 그렇게 드문 예도 아닙니다. 어떤 직무는 전문성이 필요한가 의심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이런 경우 굳이 직무 전문성을 따지지도 않습니다.
첫 번째의 전문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는 보지만 너무나 어려워서 실제로는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경험적으로는 익숙해 있을지는 모르지만, 철학적인 입장이 갖추어져 있는지 의심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기능적으로는 뛰어난 듯싶지만, 그것이 바람직한 교육적 결과를 기대했을 뿐 아니라 조직하고도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솔직히 인정하건대, 훌륭한 지도자이거나 성실한 안내자이거나 신뢰할 만한 치료자인 교사들을 개인적으로 여럿 알고 있습니다만, 그들이 어떻게 해서 그러한 교사가 되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나 나나 그러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충분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교육 없이 그렇게 되었다면 우리는 그들의 개인적으로 훌륭한 인성에 찬사를 보내야 마땅할 것이며, 참으로 지난한 자기수련 과정이 있어 그렇게 되었다면 우리는 다른 수많은 교사들이 그러한 개인적 수련에 참여할 수 없었음을 아쉬워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은 이것도 전문성으로는 따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교사의 전문성은 결국 교과 전문성을 의미할 도리밖에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전문성은 갖추기가 너무나 어렵기는 하지만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왠지 첫 번째의 전문성과는 마찬가지 상황 아니냐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만, 이쪽은 결국 갖추지 못한다면 교사로서의 자질 문제가 야기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이 있습니다. 교육에는 그것이 추구하는 목적이 있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교육과정이 있으며, 그 교육과정을 구체화하기 위해 교육의 내용을 분류하여 교과며 교사며 교재라는 연관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에, 교사는 교과 교사로 존재하지 않는 이상 존재성을 의심받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문학교사는 마땅히 존재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문제의식의 출발점이고, '문학교사는 존재하는가?' 하는 도발적 질문의 배경인 것입니다. 이 모순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음 글에서 이것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문학교사가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하지 않느냐 하고 의문을 갖고 있는 여러분 중 일부께.... 물론 했지요. 저의 제자들이 한 달 간의 참여관찰로 확인했더랬습니다. 다음 글에서 확인하시게 됩니다.)
교육실습이라는 제도가 교사가 되기 위한 사범대학생(과 교직과정 이수 중인 예비교사들)이 교육 현장의 실제 교육 상황을 이해하고, 배운 바 교육 이론들을 적용해 보며,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실무적으로 익히는 교육과정으로서 의미가 있기에, 저도 몇 가지 부가적인 과제들을 내 주었더랬습니다.
그 중 하나가 '문학교사는 존재하는가?' 하는 과제였습니다.
문학교사는 존재할까요?
이 질문을 제가 왜 던졌을까요?
우리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칩니다. '문학적인 것'을 가르치는 것인지, '문학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인지, 혹은 '문학 행위'를 가리키는 것인지 분명치 않습니다만, 하여튼 문학을 가르친다고 말을 합니다. 그렇다면 자격을 갖추고 약을 조제, 판매하는 사람을 약사라고 하듯이, 자격을 갖추고 문학을 가르치는 교사를 문학교사라고 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 아니겠습니까? 설마 사회과 교사라도 문학 작품을 가르치면 문학교사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문학교사라는 이름이 독립적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은 교사라는 이름에 붙어 있는 전문성 개념 때문입니다. 문학교사는 문학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교사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전문성은 무엇입니까? 제가 이해하는 바로는 교사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전문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첫째는, 가르친다는 것의 의미에서 '교육'이라는 행위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문성의 측면에서는 인성 발달이나 가치 인식이나 인간 관계 형성 등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능, 품성을 갖추기를 요구받습니다. 둘째는, 교사가 교육 기관의 직무 수행자라는 의미에서 직무 전문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교장이나 교감 등의 행정 관리/보좌나 학사, 교무, 서무 행정 등에서의 전문성은 교육 전문직을 별도로 운영하게 하고 있기도 합니다. 셋째는, 교사는 교육 행위의 대부분을 교과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서 참여한다는 의미에서 교과 전문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이 세 가지 전문성의 측면 중에서 두 번째의 전문성은 현실적으로나 이상적으로 대부분의 교사에게는 요구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교사가 맡는 직무는 (수업계처럼 대개 수학과 교사가 맡는 경우에조차) 전문적인 것이 아닙니다. (공립학교에서) 교사 전출입이 발생하면 경험이 없던 교사가 다른 교사의 직무를 인계 받아 담당하게 되는 것이 그렇게 드문 예도 아닙니다. 어떤 직무는 전문성이 필요한가 의심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이런 경우 굳이 직무 전문성을 따지지도 않습니다.
첫 번째의 전문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는 보지만 너무나 어려워서 실제로는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경험적으로는 익숙해 있을지는 모르지만, 철학적인 입장이 갖추어져 있는지 의심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기능적으로는 뛰어난 듯싶지만, 그것이 바람직한 교육적 결과를 기대했을 뿐 아니라 조직하고도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솔직히 인정하건대, 훌륭한 지도자이거나 성실한 안내자이거나 신뢰할 만한 치료자인 교사들을 개인적으로 여럿 알고 있습니다만, 그들이 어떻게 해서 그러한 교사가 되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나 나나 그러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충분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교육 없이 그렇게 되었다면 우리는 그들의 개인적으로 훌륭한 인성에 찬사를 보내야 마땅할 것이며, 참으로 지난한 자기수련 과정이 있어 그렇게 되었다면 우리는 다른 수많은 교사들이 그러한 개인적 수련에 참여할 수 없었음을 아쉬워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은 이것도 전문성으로는 따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교사의 전문성은 결국 교과 전문성을 의미할 도리밖에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전문성은 갖추기가 너무나 어렵기는 하지만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왠지 첫 번째의 전문성과는 마찬가지 상황 아니냐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만, 이쪽은 결국 갖추지 못한다면 교사로서의 자질 문제가 야기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이 있습니다. 교육에는 그것이 추구하는 목적이 있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교육과정이 있으며, 그 교육과정을 구체화하기 위해 교육의 내용을 분류하여 교과며 교사며 교재라는 연관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에, 교사는 교과 교사로 존재하지 않는 이상 존재성을 의심받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문학교사는 마땅히 존재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문제의식의 출발점이고, '문학교사는 존재하는가?' 하는 도발적 질문의 배경인 것입니다. 이 모순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음 글에서 이것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문학교사가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하지 않느냐 하고 의문을 갖고 있는 여러분 중 일부께.... 물론 했지요. 저의 제자들이 한 달 간의 참여관찰로 확인했더랬습니다. 다음 글에서 확인하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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