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상응(首尾相應)’
시의 첫 행, 또는 첫 연과 마지막 행, 또는 마지막 연이 같은 형태를 취할 때 ‘수미상응’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미상응이라는 용어를 쓸 때에는 단순히 형태상 중첩, 혹은 이러한 중첩으로 인한 형식적 균제미(均齊美)만을 주목해서는 안 된다. 사실 수미상응을 위해서 반드시 형태상의 일치가 전제되는 것은 아니다.
수미상응은 시상의 흐름으로 볼 때에는 선순환적(善循環的)인 가치 발견을 의미한다. 「파랑새」라는 작품이 그러하기도 하지만, 정말 가치 있는 것은 처음 그 자리에 있었더라는 인식이 수미상응을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대개 처음의 진술은 외양을 그리는 데 반해, 나중의 진술은 내면을 이야기하게 되어 있다. 단순한 반복 진술이 아니라는 뜻이다.
수미상응은 대상의 의미 변화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보다 중요하게는 시적 자아의 인식의 발전, 곧 깨달음을 뜻한다. 수미상응을 갖춘 시는 세상을 이야기하거나 노래한다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이야기한다. 주제는 언제나 내면에서 이끌려 나온다.
더 나아가 수미상응은 결과적으로 조화로운 우주의 질서를 지향한다. 그 때문에 시도 순환적인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공부를 위한 준비 > 문학범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유] 비유에 대하여 1 (3) | 2021.02.28 |
---|---|
[용어][표현양식] 클리셰(cliché) (0) | 2021.02.12 |
[개념][이해] 오독(誤讀, misreading) (0) | 2014.07.10 |
'복합 정서'와 '모순 형용' (0) | 2014.07.09 |
[시적 표현] 표현 기법으로서의 역설법과 반어법 (2) | 2014.06.22 |
[개념] 상징 (0) | 2013.06.20 |
[개념] 은유 (0) | 2013.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