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촉각적 이미지입니까?
차례를 지내고 돌아온 / 구두 밑바닥에 / 고향의 저문 강물소리만 묻어 있다 / 겨울보리 파랗게 꽂힌 강둑에서 / 살얼음만 몇 발자국 밟고 왔는데 / 쑥골 상엿집 흰 눈 속을 넘을 때도 / 골목 앞 보세점 흐린 불빛 아래서도 / 찰랑찰랑 강물소리가 들린다 / 내 귀는 얼어 / 한 소절도 듣지 못한 강물소리를 / 구두 혼자 어떻게 듣고 왔을까 / 구두는 지금 황혼 / 뒤축의 꿈이 몇 번 수습되고 / 지난 가을 터진 가슴의 어둠 새로 / 누군가의 살아있는 오늘의 부끄러운 촉수가 / 싸리 유채 꽃잎처럼 꿈틀댄다 / 고향 텃밭의 허름한 꽃과 어둠과 / 구두는 초면 나는 구면 / 건성으로 겨울을 보내고 돌아온 내게 / 고향은 꽃잎 하나 바람 한 점 꾸려주지 않고 / 영하 속을 흔들리며 떠나는 내 / 낡은 구두가 / 저문 고향의 강물소리를 들려준다. / 출렁출렁 아니 덜그럭덜그럭.
2012학년도 수능에 출제되었던 곽재구의 '구두 한 켤레의 시'입니다. '감각적 이미지'를 묻는 문항에 중심을 이룬 문항 세트의 지문이었으므로, 이미지에 관한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작품이라 생각할 만합니다. 여기서는 여러분에게 굵은 부분의 시적 표현에 대해 묻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늘의 부끄러운 촉수'에서 촉각적 이미지가 발견됩니까?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남겨 주세요. (안 남기더라도) 일주일 후에 제 의견을 올려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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