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의 ‘이지 중대’
Stephen E. Embrose의 논픽션 소설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는 2차 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부터 종전에 이를 때까지 미 육군 제101 공수사단의 506연대 소속 이지 중대(E-Company)가 겪었던 일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미니 시리즈 드라마가 미국 HBO에서 방영되어 대단한 관심과 인기를 끌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MBC와 EBS에서 방영된 바 있습니다. 지금은 넷플릭스와 왓차에서 볼 수 있다고 하네요. 흔히 '3대장'이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전쟁 드라마를 꾸준히 제작하는 HBO의 전쟁 드라마 3대장 하면 이 작품을 포함하여 '더 퍼시픽(The Pacific)', '제너레이션 킬(Generation Kill)'을 말한다고 합니다.
이 드라마의 (집단) 주인공 격인 '이지 중대'는 1만 명이 넘는 사단 장병들 중 극히 일부였습니다. 또한 징집을 통해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는 모두가 평범한 젊은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병사들과 함께 근대 전쟁사의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겪었고, 40% 넘게 사망한 이 작전에 뒤이어 마켓 가든 작전과 아르덴 대공세(바스토뉴 공방전) 등을 치러내며 고통스럽고 상처뿐인 승리를 지켜냅니다.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주제의식이 전쟁의 무상함과 지휘부의 무능함, 참전의 원인 등을 경험하는 것이라면, 시청자들은 둘째 치고 이지 중대의 병사들이 바로 그 경험 주체들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차 대전에 참전한 수십만의 병사들은 같은 시간 유럽과 태평양의 이곳저곳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아 전쟁을 경험했습니다. 전쟁의 시간 동안 이지 중대는 다른 중대와는 (일반적으로는) 겹치지 않는 특수한 한 지역을 담당하며 전쟁을 치렀습니다. 그렇기에 이지 중대에게 전쟁은 그들이 경험한 것으로서 존재했을 것입니다. 그들이 경험하지 못한 전쟁은 실제감이 낮았을 것입니다. 실은 우리들의 경험이라는 것이 대개 그렇기는 합니다. 우리는 매순간 모든 곳에 있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동시적으로 경험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경험한 것으로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 뿐입니다.
잠깐 쉬어가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중요한 질문 하나
'논픽션 소설'이라는 용어는 성립될 수 있을까? 성립될 수 있다면, 혹은 없다면 그 까닭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2. 'A-특공대(A-team)'
'A-team'은 1983년부터 4년간 미국 NBC를 통해 방영되었던 액션(이었다가 첩보) 드라마의 이름입니다. 그린 베레(Green Berets)에 속한 특수 작전 팀의 활약을 다룬 드라마로서 미국 내에서 매우 큰 인기를 끌었고, 그 여세로 우리나라에서는 KBS가 'A-특공대'라는 이름으로 1987~1988년에 더빙 방영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속편과 리메이크 붐이 한창이던 2010년에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특수 부대 가운데 하나인 그린 베레는 정식 명칭으로는 미합중국 육군 특전 사령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줄여서 Special Force(대문자)라고도 불립니다. 'A-team'은 영화에 곧잘 등장하는 미국 특수부대인 그린 베레의 실제 작전팀 이름입니다. 일반적인 조직은 화기, 공병, 의무, 통신 등의 주특기를 가진 대원들과 지휘부로 구성된 12인 구성인데,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4명이 한 팀을 이루어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CIF(Combatant Commander’s In-extremis Force : 전투사령관 최후의 수단) 특임대'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 단지 드라마나 영화적 설정 때문에 간편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린 베레는 특수부대인 까닭에 일반 병사 징집이나 모병의 방식과는 다르게 대원들을 선발한다고 합니다. 흔히 그린 베레(Green Berets)로 알려진 미 육군 통합 특전 사령부 부대도 다양한 부대 출신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선발, 훈련 과정을 거쳐 부대원을 구성한다고 합니다만, 델타 포스의 경우에는 (대체로 그린 베레 출신으로 구성된다고 하지만) 육군뿐 아니라 4년 이상 군에서 복무한 해군, 공군, 해병대 출신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또 다른 특수 부대인 데브그루(DEVGRU)나 네이비씰(Navy Seal) 출신들도 선발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구성된 그린 베레는 A-team을 중심으로 (이를 지원하는 B-team과 A, B-team을 지원하는 C-team과 함께) 공식적, 비공식적 전투에 임할 뿐 아니라 게릴라전이나 반군 지도, 대테러전, 특수 정찰, 민사 심리, 해외 평화유지 업무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특히 적진 후방 공작이 주요한 임무 중 하나이기 때문에 대원들의 외국어 능력이 필요함에 따라 선발 과정에서나 훈련 과정에서 자격 검증이나 교육 시행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합니다. 'A-특공대'에서도 대원들은 기본적으로 전투 능력이 출중한 데다가 무기 등 전투 자산 획득, 메카닉, 항공기 조정 등의 특수한 주특기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와 유사한 액션 영화에서의 전술팀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당연하겠지요.) 예컨대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의 이단 헌트를 포함한 팀원들은 서로 겹쳐지지 않는 각자의 주특기와 재능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그린 베레의 현장 작전팀인 A-team은 비록 소규모의 전투 조직이지만 독립적인 작전 수행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A-특공대'에서 한니발이 세운 작전은 불과 네 명이 진행하지만 항구에서 진행된 작전의 규모는 ... 더 이상 설명은 생략합니다 ...
잠깐 쉬어가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중요한 질문 하나
옛날 이야기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서사에서는 주요 인물들에는 서로 겹쳐지지 않는 서사적 기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 반주인공(대립자), 원조자, 조력자, 수혜자, 방해자 등과 같이 말입니다. 여러분이 기억 나는 이야기(혹은 소설)의 인물들 간의 관계를 그림으로 그려 봅시다.
3. 국어교육의 성격
멀리 돌아왔습니다.
오늘 우리가 공부할 주제는 국어교육은 영역 특수적 교육이냐, 아니면 영역 일반적 교육이냐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도입으로 드라마, 영화를 비유 삼아 보았습니다. 이 비유에서 이지 중대는 전체 전쟁의 일부를 수행하는 주체로 등장합니다. 부대원 어느 누구도 이 전쟁의 전체를 볼 수는 없습니다.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고, 이기거나 지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자신이 있는 곳에서 자신에게 벌어지고 있는 전황에 따라 정신없이 싸우고 또 싸울 뿐입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을 있게 한 (드라마의 인물 모델들이기도 했던) 실제 참전 인물들의 회고록이나 인터뷰 등에서 그들이 겪었던 전쟁의 일부가 하나씩 모여 드라마가 보여주려고 했던 전쟁의 전체 그림의 퍼즐 일부가 맞춰지게 되었지요.
국어교육이 만약 이와 비슷하다면, 이렇게 국어교육을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국어교육은 교육의 일부로서 교육의 내용 중 ( )을 담당한다. 이 교육 내용은 타 교육에서는 다루어지고 있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다루어지기 때문에, 국어교육이 교육에서는 반드시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국어교육이 교육의 일환으로 다루어지기 위해서는 교과교육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이 비유에서 A-특공대는 독립적인 전투를 수행하는 주체로 등장합니다. 이지 중대와 달리 A-특공대는 상급 부대로부터 병력 지원이나 보급을 받지 않고 작전에 필요한 자원을 스스로 보급하고 스스로 운용합니다. 작전의 규모는 A-특공대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규모로 짜여지며 계획과 수행과 평가 모두 자체적으로 진행합니다. A-특공대 팀원들은 (극적 재미를 위해 부분적으로 무지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인물이 생기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참여한 작전의 전체 모습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국어교육이 만약 이와 비슷하다면, 이렇게 국어교육을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국어교육은 교육의 근간이다. 타 교과 학습을 위해 국어교육은 필수적이다. 학습을 위한 언어를 모른다면 학습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어교육은 교육의 출발점이자 교육의 기둥이 된다.
이 설명에는 다음과 같은 개념들이 동원됩니다. 이 개념들을 정확히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 교육목표
- 교육내용
- 교과
- 범위와 수준
- 영역과 위계성
참고1
① 국어과는 소통 교과이다. 기본 소양 교육의 일환인 개인적 소통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하는 동시에,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적 문화의 창조에도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소통 능력 향상도 목표로 하는 교과이다.
② 국어과는 사고 교과이다. 지식을 구성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가운데 언어를 더욱 정교하게 하도록 하며, 인지적 사고 과정을 더욱 정교하게 하며, 개인적 성장을 기여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교과이다.
③ 국어과는 가치관 교과이다. 언어가 담아 내는 심미적, 문화적, 윤리적, 사회적, 정치적 가치를 다각도로 경험하고, 인간 세계의 보편적이고 시의적인 가치 갈등 양상에 대한 인식과 판단력을 기르기 위한 교과이다.
(최미숙 외, 국어교육의 이해, 사회평론, 2010)
참고2
교육과정 이론에 따르면, 교육과정은 교육목표와 함께 스코프(Scope)와 시퀀스(Sequence)를 핵심 요소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 외에도 통합, 계속성, 분절화와 균형 등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Allan & Frangcis, 1992:293~297). 그 가운데 스코프는 “교육과정에 포함될 범주, 또는 한 교과과정에 포함될 내용 또는 경험의 범주”를 뜻하는 것으로, 세일러(Saylor, J. Galan)의 지적에 따르면, “스코프란 학생들이 학교 프로그램을 계속 처리해 갈 때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적 경험의 폭, 다양성, 그리고 유형을 의미한다. 스코프는 교육과정 경험을 선정하기 위한 위도(緯度) 상의 축(軸)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스코프는 교육과정에 어떤 내용을 조직하느냐, 혹은 무엇을 내용으로 포함시키느냐를 결정하는 요인이며 공통적인 주제에 따라 묶여진 목표들의 목록이다. 따라서 무엇을 스코프로 잡느냐에 따라 교육과정의 성격도 달라진다.
(최지현, 문학교육과정론, 역락, 2004)
- 의사 소통 능력→문학을 통한 의사소통
- 지적 탐구 능력→인간과 세계에 대한 심미적 탐구
- 창의적 의미 생산 능력→창작과 창조적 언어 산출
- 문화 이해 및 향유 능력→고전과 문학적 문화의 향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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