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알리미 기능을 사용해서 기사를 받아 보고 있는데 이런 기사가 떴다.
'제주의 빛' 김만덕 마침내 검정 교과서에 실렸다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68778
제주 지역 언론인 '제주의 소리'에 실린 기사 제목(2009.09.12)이다. 제목의 어조가 자못 감격적이어서 마치 지역의 오랜 숙원이 해소된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이것 참, 이런 생각이 들면 안 되는데, 요전에 인터넷에 올라온 어떤 교사의 교과서 품평과도 오버랩되는 것이 기분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다.
국민일보 기사로 뜬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안철수 코너 생겨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eco&arcid=0921385287&code=41141111
이 기사도 그렇고.....
모 대학 동문회 카페에 올라온 다음과 같은 기사도 그렇고.....
7차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국어 교과서 최종 선정
http://cafe.daum.net/koreanED/CW2a/193
한 블로그의 글은 좀 많이 나갔다.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국어 교과서 선정하기
http://blog.daum.net/wildflowers2/15940582
이러한 반응들은 개정 교과서에 대한 편향적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보 왜곡을 야기하기도 한다.
먼저 편향된 인식이란 이 반응들, 특히 언론의 반응들이 교과서에 대해 소재주의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 대신 검인정 교과서를 쓰게 되면 자연스럽게 제재의 선별에서 다양성이 발생한다. 검인정 자체가 그렇다기보다는 검인정을 통해 현장에서 사용되는 교과서 종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언론은 그 중 아주 작은 일부, 곧 제재의 소재적 측면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은 그 대상이 어떤 교과서이든 교과서 개발에 들어간 공력 거의 전부를 소재 하나와 맞바꾸어 버리는 허무주의를 낳는다. '그러면 왜 애써 교과서의 체제와 과정과 내용을 고민하는가, 흥미 있는 소재들을 잔뜩 끌고 들어오면 되지.' 이런 자조가 생기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런 소재주의적 환호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계산이 생기기도 한다.
때로는 이해 관계로부터 생긴 관심이 글이라는 객관적 형식을 통해 '포스팅'되면서 정보의 왜곡을 낳기도 한다. 예컨대 어떤 교수나 교사가 특정 교과서의 개발 작업에 참여했다. 교과서 검정이 끝난 다음, 자신이 참여한 교과서의 품평을 객관적 어조를 사용해 블로그나 카페에 올린다. 포스팅된 글은 폐쇄 그룹 내에서 읽힐 수도 있지만, 대개는 검색 엔진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다. 교과서 선택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시점(2009. 9)에서는 교과서에 대한 정보가 매우 적기 때문에, 이들 포스팅은 객관적 정보로 읽힐 수 있게 된다. 또한 특정 교과서에 대한 선호는 절대적 기준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는 상대적 기준에 근거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
나중에 교과서가 학교별로 선정되고 일 년간 교수학습과정에 투입된 다음을 생각해 본다.
그때 밝혀지게 되는 것은 교육의 가치이다. 교육을 가능하게 한 것인가, 교육을 원활하고 효과적이게 한 것인가, 교육을 기꺼운 것이 되게 한 것인가 같은 가치 말이다.
그런데 그때쯤 되면 교과서는 되돌리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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